우리나라 경제 문제점의 가장 큰 복병 중의 하나가 바로 가계부채의 급증일 겁니다.

 

하지만 지난 5월 25일 발표한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전체 대출 중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참고로 그 동안의 가계대출의 비중을 보면 1998년 27.7% 수준이었으나 2000년 들어 40%대로 급증을 하더니 2005년엔 49.8%로 최고치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8년에는 42%대로 떨어졌고, 급기야 2013년 말 기준으로 보면 41.7%로 하락해 다시금 30%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경제위기의 복병이라던 가계부채의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니 뭔가 희망의 메시지가 아닌가 싶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떨어지는 이유를 조금만 더 가까이 살펴보면 그리 아름다운 이유만은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집값 하락

 

우선, 집값 하락으로 인해 은행이 가계에 빌려줄 금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가 적용될 경우, 집값이 5억이었을 때는 3억을 빌릴 수 있었는데, 집값이 3억으로 떨어진다면 1억8천밖에 빌릴 수 없기 때문에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거죠.

 

 

(2)가계소득 감소

 

가계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가계에 돈을 빌려줄 때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라는 걸 적용합니다. 돈을 빌린 가계의 소득으로 대출금을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를 은행이 따져서 대출금이 규모를 정합니다.

 

그런데 가계소득이 줄어들면 은행입장에서 자연히 대출해 줄 금액을 줄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죠.

 

 

(3) 풍선효과

 

풍선효과가 여기서도 어김없이 작용되고 있습니다.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줄어든 대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비중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8년 44.5%였는데 계속적으로 증가해 2013년에는 57.2%였다고 합니다.

 

은행에서 빌리지 못하니 저축은행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죠. 금리를 보나 조건을 보나 당연히 가계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은행 대출 중에서 가계대출 비중이 줄어든 것이 가계가 대출금을 잘 갚았기 때문이거나, 윤택해진 가계가 더 이상 돈을 빌릴 필요가 없어져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씁쓸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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