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 두터운 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말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군요. 그런데 이 중산층이란 게 과연 어떤 것을 말할까요?

중산층의 정의는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OECD에서 내세운 것으로는 "한나라 전체 가구 중위소득의 50~150%를 버는 가구"라고 합니다.

 

여기서 “중위소득”이란 무엇일까요? “평균소득”과는 같을 것 같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평균소득이란 한나라 전체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라면, 중위소득은 소득 상위 가구(家口)부터 하위 가구까지를 한 줄로 세운 다음, 그 줄의 맨 중간에 서있는 가구의 소득을 의미하는 거죠.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느냐고요?

 

예를 하나 들어보죠. 1년에 총 5천만원을 버는 나라 A, B 이렇게 두 나라가 있다고 해보죠. 두 나라 모두 7명씩 살고 있답니다. 이 경우 두 나라의 평균소득은 약 714만원(→ 5천만원÷7명)으로 같습니다.

 

그런데 A와 B 두 나라 국민의 소득분포가 다음 표와 같다고 해보죠.

 

이 경우, 두 나라의 중위소득은 모두 4번째 사람의 소득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평균소득이 같다고 해서 중위소득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A나라의 중위소득은 4번째 사람의 소득인 350만원이고 B나라의 중위소득은 역시 4번째 사람의 소득인 700만원이죠.

 

여기서 우리는 한 눈에 봐도 A나라가 B나라보다 소득의 분포가 한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중위소득이 평균소득보다 낮을 경우 상류층과 하류층의 소득격차가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의 왼쪽 그래프는 (비록 2009년까지의 자료이긴 합니다만) 우리나라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의 추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평균소득은 2003년(2,846만원)에서 2009년(3,055만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득이 증가했으니 그 동안 우리경제가 성장한 것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서민들이 느낄 때는 이게 잘 와 닿지가 않습니다. ‘생활은 갈수록 팍팍해져 가는데 무슨 소득이 늘었다는 건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같은 기간 중위소득을 보면 2007년(2,720만원)을 기점으로 다시 꺾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2,664만원)에 이르러서는 2006년(2,671만원)보다 낮아졌습니다. 그뿐 아니라 같은 기간의 평균소득과 비교해 보면 그 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중위소득/평균소득 비율’이 2005년 이후로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소득 상위 가구와 하위 가구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그래프가 말해주고 있는 것이죠.

 

이렇듯 중위소득과 평균소득의 갭은 그 나라 소득 양극화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그 동안 심화되는 양극화 우려에 대한 증거가 이 그래프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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