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나를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나를 버린다고 해서, 정신을 놓자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길거리에 버리자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가진 선입견, 고정관념, 익숙함 등이 새로운 생각을 가로막는 주범이다. 이것을 버리자는 것이다. 고인 물이 썩듯이, 멈춰진 생각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직장에서 후배들에게 밀린다고 느껴질 때가 바로 새로운 생각이 나오지 않을 때라고 한다. 새로운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퇴물이 되어감을 말한다. 과거의 진보적인 주장도 미래에는 보수적인 주장이 되곤 한다. 계속 진화하지 않으면 그 시절 진보도 나중엔 자신도 모르게 골수 보수가 되어있을 수 있다. 자신도 한때 선배를 보며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답답했던 상황이, 이젠 자신이 그 답답한 상황의 주인공이 되어버린다고 생각해보라. 참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직장은 버티기만 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미래에도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일하고 싶다면, 그리고 창의적 인재가 되고싶다면 우선 나를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미 당신의 머리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다 뽑아내어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안나온다 싶다면, 이제는 나를 바꿔서 새로운 나로 거듭나보라. 그러면 숨겨져있던, 미처 싹트지 못했던 새로운 창의력과 상상력이 봇물터지듯 나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를 버리는 몇가지 방법을 제시해보겠다. 일상에서 실천할 만한 것들이다.

먼저 자신의 일상부터 변신해보자. 외모도 바꾸고, 패션도 바꾸고, 행동도 바꿔보라. 외모를 바꾸라고 수술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평소의 자신과 다른 캐릭터로 변신을 해보라는 것이다. 형식이 내용을 결정짓기도 한다. 따라서 상상의 발상,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해 인형탈도 써보고, 복장도 바꿔보고, 주변 환경도 바꿔보라. 좀더 자유롭고 편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좀더 신선하고 놀라운 상상의 힘이 나올 수 있다. 여성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야할 때는 여자옷을 입는다거나 가발을 쓰거나 화장을 해도 좋고, 아이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할 때는 아이처럼 벌거벗어도 좋고 젓병을 입에 물고 있어도 좋을 것이다. 제한없이 무엇이든 변신해보라. 평소의 자신과 다른 모습의 변신 속에서 색다른 발상이 나올 것이다.
재미있고 신선한 아이템을 찾으면서, 막상 자신은 딱딱한 양복에 넥타이 매고서,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책상 앞에서만 머리 굴리지는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머리만 가지고는 찾기 힘들다. 몸과 환경이 어우러진 상태에서 머리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늘 변하지 않는 패션 스타일, 늘 변하지 않는 헤어 스타일, 늘 변하지 않는 식성, 늘 변하지 않는 단골집을 과감히 바꿔보라. 과감히 낯설고 신선한 것으로 나 자신을 새롭게 포장해보라. 숨겨있던 창의력과 상상력이 숨쉴 틈이 만들어질 것이다.

두번째로, '일터에서 눕기' 라는 방법도 있다. 설마 일하는 직장에서 누워있으라고? 안될거 없다. 서있을 때나 앉아있을 때와 다른 생각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창조성에 대한 연구를 하는 시카고대학의 미할리 치키젠트미하이 교수는 '창조적인 사람은 자주 휴식을 하고 많이 잔다. 그들의 에너지는 달력이나 시계같은 외적인 계획표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창조적인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조저할 수 있으며 필요할때 언제든지 집중시킬수 있다.' 라고 했다. 지나치게 피곤하다면 창의력이 발휘될 틈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일터에 에어매트리스를 갖다 놓는 것도 방법이 된다. 물론 이는 직장 내에서의 조직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누워있는 것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시도가 될 수 있음에 대한 이해이자 배려다. 직장이 잠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사무실에 긴의자를 두고 있다. 긴의자를 에어매트리스로 사용하기도 한다. 중요한건 짬내서 쉴 때 편히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때론 누워 생각하라. 우리는 모든걸 앉아서 생각하고, 앉아서 일을 한다. 그런데 누워서 생각해보라. 뭔가 환경과 태도가 달라지면 보다 새로운 생각이 나오기 쉽다. 몸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눈높이를 바꾸면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새로운 마케팅이 나오듯이 늘 앉아서 일하다가, 누워서 회의하고 누워서 새로운 기획안을 준비해보라.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이 나올 수 있다.

세번째로, 때론 일부러 고독한 순간을 만들어라. 창작하는 사람에겐 적당한 게으름과 적당한 외로움이 약이다. 두가지 모두 더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너무 부지런하고 너무 대인관계가 풍성하다면, 때론 생각할 시간을 위해 조금만 덜 부지런하고, 조금만 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은 말을 줄이면 더 많이 나온다. 사람들 만나 수다떨고 어울리다보면 새로운 생각을 할 틈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하루 중 최소한 30분이나 1시간 정도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고독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나를 버린다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다. 엄밀히 말하자면 선입견과 고정관념, 익숙함 등을 버린다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하지만 버려야 얻는다. 버리지않는데 새로운 것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기존의 것을 자꾸 움켜쥐고 버티다보면, 새로운 것이 들어올 기회를 놓쳐버리기 쉽다. 창의적 인재까지 바라지 않더라도, 미래에 생존하는 인재라도 되려면 지금부터 나를 버릴 준비를 하자. 과연 당신은 지금 얼마나 오래 '나'를 움켜잡고 있었는가?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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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칼럼은 <머니투데이>에 필자가 연재하던 칼럼에서도 다뤘던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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