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는지 점검해 보는 방법 중에 가장 간단한 게 바로 남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고 느낀 것을 남도 보고 느꼈을 테니, 남에게 그 생각을 물어본다는 것은 대상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있어 상당히 유용한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남의 생각이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도 없거니와 오히려 우리보다 더 잘못 판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오판의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남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의견이 많으면 많을수록 대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중국을 이해할 때도 그러할 겁니다.

 

한국에도 중국 전문가가 많이 있습니다. 수 십 년간 중국 특파원을 지내고 있거나 중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중국에 대한 연구를 해온 전문가들 말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전문가들이 중국에 대해 쓴 여러 가지 책을 통해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있기도 합니다.

 

비단,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짧거나 혹은 긴 중국 방문을 통해 직접 그곳의 사람들을 접하고 그곳의 문화나 생활방식, 비즈니스 마인드 등을 접하며 중국을 이해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책 한 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마치고 자투리 시간 동안 공항 내 서점에 잠시 들렀다가 말입니다.

 

책제목은 「탈・중국론(論)」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아하, 과연 일본사람들은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저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아마 세계의 모든 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특히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이나 위기의 늪에 이미 빠져버린 유럽 역시 중국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경계심을 가지고 있겠죠.

 

하지만 중국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큰 관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바로 우리 코앞에 있기 때문이며, 과거 역사를 볼 때 중국의 부흥이 아시아 국가에 어떤 형태로든 지대한 영향을 –좋은 영향이든 좋지 않은 영향이든- 끼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은 초조합니다.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다시 부활에 성공한 일본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아시아의 독보적인 존재로 다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GDP 기준으로 세계 제2위의 자리를 중국에게 빼앗겼습니다.

 

일본은 애써 태연한 척 합니다. “GDP는 어디까지나 달러로 환산되어 계산되는 수치이므로, 앞으로 엔화 강세가 더 진행되면 달러환산 GDP에서 중국을 제치고 일본이 다시 2위에 오를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면서 말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태연함에 자성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일본의 석학이며 경제 전문가인 ‘오오마에 겐이치(大前研一)’는

“세계 2차 대전 직후, 영국은 미국의 비약적인 성장을 애써 태연한 척 외면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영국과 미국의 격차는 더욱더 벌어져 더 이상 영국은 미국의 라이벌이 되지 못했다. 우리 일본도 중국의 비약적 성장에 애써 태연한 척하며,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큰 코 다칠 것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만 중국이 두려운 게 아니란 거죠.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이 넘는 일본에게도 중국은 두려운 존재인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궁금해졌습니다.

 

“너희 일본은 중국이란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니?”

 

일본 사람이 쓴 중국에 대한 책, 저는 즉시, 그 책 「탈・중국론(脱・中国論)」을 샀습니다.

 

저자 ‘카토우 요시카즈(加藤嘉)’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2003년, 혼자 중국으로 건너가 북경대학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승부를 걸 곳은 바로 중국이라고 생각하고 말이죠. 그는 현재 「파이낸셜 타임즈, 중문판」, 「닛케이 아시안 리뷰」, 「홍콩 아주 주간」 등의 잡지에 일본어, 중국어, 영어로 칼럼을 쓰는 국제칼럼니스트이자, 상해복단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과 관련된 책 여러 권을 일본, 중국, 대만에서 출판했고, 2010년에는 중국발전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수상하는 「시대의 기사상」을 수여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인 중에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그가 중국에 관해서 일본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책입니다.

 

책의 제목이 굳이 「탈(脫) 중국론」인 이유는 일본인들이 기존에 알고 있는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선입관에서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는 저자의 의지 때문입니다.

 

그가 말하는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의 국가입니다. 이미 중국 정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금지시켰기 때문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weibo)’를 통해 정부에 대한 불만을 소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감시는 삼엄합니다.

 

중국의 젊은 엘리트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국가의 번영과 발전에 저해되는 행동은 그것이 아무리 도덕적이고 정의롭고 자유에 관한 것일지라도 비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 외에도 중국에 대한 많은 내용을 56가지의 테제(these)를 통해 일본인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딱딱하게 서술한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이 중국사람들과 부딪히며 경험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피력하고 있기에 읽는 재미 또한 있더군요.

 

이 책의 머리말 끝부분을 보면 저자가, 아니 일본인이 바라보는 중국의 모습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렵지만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없는 거대한 대상인 중국 말입니다.

 

“나는 앞으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인’에게 정면으로 맞서갈 것이다. 존중은 하지만, 아첨거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진검승부다.

장래에, 중국의 바람직한 모습을 상상하면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중국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나가고 싶다.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인으로서의 삶의 방식을 추구해 가는 것이다. 각오는 되어 있다.”  2012년 5월 상해복단대학에서 카토우 요시카즈 (본문 4페이지 – 번역: 김의경)

 

다음에 칼럼에서 이 책의 내용을 한번 더 다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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