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10년 전이죠. 당시 제가 살던 동네에 횟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횟집의 이름은 잊어버린 듯 합니다. 아니 잊었다기 보다는 애초부터 몰랐다고 해야 옳겠죠.

 

그냥 “동네 횟집”이라고 불러도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만 불러도 동네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횟집이었습니다. 그만큼 장사가 잘되었던 거죠.

 

그 집은 언제나 싱싱한 회를 듬뿍 담아주었습니다. 게다가 가격까지도 저렴했죠.

 

하루는 주말에 지인들과 회 한접시에 소주를 기울이다 주인장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사장님, 거의 매일 이렇게 손님이 북적거리는데 사장님만의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아. 그거요. 저도 잘은 모르겠어요. 손님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시니 횟감용 생선이 빨리빨리 로테이션 되니 싱싱할 수 밖에 없고, 또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전부인 걸요. 허허허.”

 

저의 질문에 주인장은 급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싱글벙글 거리는 얼굴로 이렇게 말하고 또 다른 손님 쪽으로 가더군요.

 

저는 회가 싱싱하고 저렴하니 손님이 북적거린다고 생각했는데, 동네 횟집의 주인장은 손님이 북적거리니 회가 싱싱할 수밖에 없고 가격도 저렴해질 수 있다는 의외의 답변을 했던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경제의 선순환’이란 겁니다. 소비의 증가가 경기를 진작시키고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효익을 가져다 주고 이는 다시 소비를 증가시켜 그 효익이 커져 간다는 것. 횟집에서도 이러한 경제학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동네 횟집에서 겨우 10미터 떨어진 곳에 횟집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여기는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수족관에는 거의 다 죽어가는 생선들이 흐느적거리고 있었습니다. 누가 이런 생선을 회로 먹겠습니까? 그러니 이 횟집에 손님이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죠.

 

여기 주인장은 이제 싱싱한 생선을 갖다 놓기를 포기한 듯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싼 돈을 주고 갖다 놓아봤자 손님들이 없으니 생선들은 수족관에서 긴 시간 방치되다 초죽음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저렴하기는커녕 제 가격을 받더라도 수지를 맞추기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이 횟집에서 문전성시를 만들기는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죠.

 

이렇듯 횟집에서 배울 있는 경제학은소비의 미학이라 있습니다. 소비가 활성화되면 선순환이 되는 반면 소비가 침체되면 악순환이 거듭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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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11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은행 창립 60주년 기념 축하모임에 참석해서 경기는 회복세에 있지만 불확실성이 있어 상황을 유의하면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출구전략’의 핵심인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정책 당국자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전세계가 휘청거리자 우리도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었습니다.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돈을 풀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금리가 낮아지고 돈이 풀린 덕(?)에 물가상승이 가속화되었습니다.

 

올해 들어 민간연구소들은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3%대로 예상했는데, 상반기 중에 벌써 2%중반이나 되었고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엔 4%대에 근접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5월 소비자물가는 두 달 연속 상승하며 2.7%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물가상승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서 풀린 돈을 거둬들여야 합니다. 바로 ‘출구전략’의 핵심인 것이죠.

 

하지만 금리를 올린다는 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죠.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15조 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 4000억원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는 2006년 12월 5조원이 증가한 이후 3년 6개월만에 최고치랍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가계대출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그럼 사람들은 이자를 갚기 위해 소비를 줄일 것이고 따라서 내수경기가 침체됩니다. 게다가 금리를 올리면 환율이 떨어지고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에 악영향을 미쳐 이 역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악순환’의 시작인 거죠.

 

이쯤 되니 정부가 금리인상을 섣불리 단행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선순환이든 악순환이든순환입니다. 한번 돌기 시작하면 어떤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관성의 법칙으로 계속 돌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금리인상으로도 소비의 활성화를 여전히 꾀할 수 있을지
그 선순환의 고리를 찾기까지

 

금리인상이든 출구전략이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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