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실업률’이라는 지표를 작성하고 이를 근거로 고용정책을 펼쳐 나갑니다. 당연히 실업률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 것이죠.

 

정부가 실업률을 줄이려고 하는 것은 ‘일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 중에서 ‘아예 일하고자 하는 의사조차 없는 사람’은 정부의 고용정책의 범위에서 벗어난 부류들일까요?

 

그렇지는 않겠죠.

 

한 나라에 일하고자 하는 의사조차 없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너무 많아지는 것도 노동생산성 측면이나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입죠.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 현황을 파악하고 적정한 정책을 펴야 합니다.

 

그리하여 나온 지표가 있는데 바로 ‘경제활동참가율’이죠.

 

[경제활동참가율]은 말 그대로 만 15세 이상의 전체 ‘생산가능인구’ 중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입니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실업여부와 상관없이 일단은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그 나라의 노동시장이 건전하다는 증거이므로 실업률의 보조지표로 많이 사용됩니다.

 

계산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실업률이나 경제활동참가율과 같은 고용지표의 경우 계절적 요인에 크게 좌우되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하여 그 추이를 분석한답니다.

 

◆ ‘경제활동참가율’이 필요한 구체적 이유 ?  - ‘실업률’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

 

‘실업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통계청에서 산출하여 발표합니다. 조사대상기간을 정해 놓고 전화 등을 통해 현재의 취업상태를 확인하고 집계하는 방식이죠.

 

여기서 통계청은 조사를 통해 ‘조사대상주간에 수입이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그 이전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이 가능한 사람’을 실업자로 분류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지표로서의 실업률이 실제 실업상태를 나타내는 데는 일정 정도의 한계가 있습니다.

 

(1)지난 칼럼에서 말한 우리 동네 백수의 예를 들어봅시다. 사실 우리 동네 백수는 한번도 이력서를 쓴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통계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순간 백수는 최근 4주 동안 열심히 구직활동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답니다. 사실은 계속 PC방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왜냐하면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구직행위를 하는 척을 해야 하므로 통계청의 질문에는 그런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 동네 백수는 실제로는 실업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표상으로는 실업률을 높이는 데 당당한(?) 한 몫을 하게 된 셈입니다.

 

(2)또 다른 예를 들어보죠. 바로 ‘실망실업자’에 대한 것입니다. 직장을 구해 보려고 정말 무던히도 노력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력서를 백군데 이상 넣고 멀고 먼 지방까지 면접을 보러 갔는데 번번히 낙방이었죠. 그날도 낙방 통보를 확인하고 화가 나서 대낮부터 술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통계청에서 연락이 왔답니다. 그는 순간 홧김에 ‘일자리 따위는 애당초 찾고 있지 않다’고 말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실제로는 실업자인데 통계청에서는 냉정하게 구직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버립니다. 이번에는 실업률을 줄이는 데 당당한(?) 한 몫을 하게 된 셈입니다. 이러한 불행의 주인공을 실망실업자라 합니다. 한 경제에서 실망실업자가 늘어나면 통계상으로는 실업자에서 누락되어 실업률을 줄어들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들은 마음 편히 노는 게 아니라 취업난에 시달리다 아예 포기를 해 버린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노동시장이 좋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실업률만 놓고 보면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의 원인이 됩니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2월 고용지표’를 보면, 2월 실업률이 4.9%로 두 달 연속 5% 안팎을 이어가고 있어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혹자는 ‘미국이나 유럽의 실업률은 10%대인데 우리는 그나마 다행스런 수준이 아니냐?’며 반박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실망실업자(구직 단념자) 등을 포함하여 실업률을 계산해보면 무려 18.6%까지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렇듯 실업률 자체로만은 우리의 고용상황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업률을 분석할 때는 보조지표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실업률이 줄어들어(↓) 경제의 청신호처럼 보이는데 그 보조지표인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니, 이것 역시 줄어들어(↓) 있다면,

이는 경제활동인구에 속한 실업자가 취업자로 이동하여 실업률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취업을 포기해 실망실업자가 되었기에 아예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하여 실업률을 떨어뜨린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노동시장은 전혀 좋아진 게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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