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을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최근 들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초(超)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심심찮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인플레이션, 즉 물가가 상승하면 부동산 가격도 따라 오를 게 뻔하니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죠.

 

게다가 일각에서는 이미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에 접어들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일각에서는 아직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상황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인플레이션인지 디플레이션인지를 알아보는 방법 중의 하나로 ‘GDP갭’ 이란 게 있어 이 자리를 빌어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GDP갭’이란 ‘산출갭(Output Gap)’이라고도 하는데요.

 

* GDP갭(率) = (실질GDP-잠재GDP)/잠재GDP×100

 

라는 식으로 정리해 볼 수 있죠.

 

GDP란 국내총샌산을 말하죠. 생산이라 함은 갯수로도 무게로도 표시할 수 있겠지만 경제와 관계된 것인 만큼 GDP는 ‘금액’으로 표시한답니다.

 

실질GDP(Actual GDP)’란 실제로 한 나라 경제에서 생산한 GDP를 말하고요.

 

잠재GDP(Potential GDP)’란 물가의 인상(인하)가 유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 나라에 존재하는 노동과 자본 등의 모든 생산요소를 정상적을 고용했다고 가정할 경우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인 GDP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위의 식으로 보자면, GDP갭이란 이 둘의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죠.

 

GDP갭이 플러스(+)이면 그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이면 반대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이유는 모든 생산요소를 다 들이부어 생산할 수 있는 이론적 GDP(잠재GDP)보다 실제로 실현한 GDP(실질GDP)가 더 크다면 이는 물가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실제로 실현한 GDP가 더 작다면 이는 물가하락을 동반한 경기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죠.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뿌려댔으니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워낙 경기가 침체되어 있었고 범세계적으로도 자산가격이 폭락에 가까운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아직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특히 현재의 GDP갭을 볼 때 더욱더 그러한데요.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하고 있는 2009년과 201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잠재GDP 사이의 차인 ‘GDP갭’도 각각 -3.3%와 -4.5%에 달해 마이너스(-) 상태입니다.

 

미국의 경우도 미 의회 예산국(CBO)의 자료를 보면 2009년, 2010년 GDP갭이 평균 -7%수준이며 이러한 상황은 2013년에 가서야 해소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GDP갭이 아직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당분간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아직 우려의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죠.

 

물론, 경제상황을 GDP갭과 같은 하나의 변수로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향후 유가와 환율의 변동이 인플레이션 진행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부(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의 입장은 아직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며 오히려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답니다.

 

다시 말해 현재가 인플레이션 상태든 그렇지 않든 정부는 금리인상이나 긴축재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정책은 당분간은 펴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몇 년 후 실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추이를 제대로 살펴보고 내 집 마련 등 자산 구매를 결정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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