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부터 실질적으로 금지되었던 국내 주식 공매도가 조만간 재개될 거라고 금융위원회의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고 하는군요.

 

사실 작년 7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전후로 하여 증시안정화 차원에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국에서 일제히 한시적인 공매도 제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이후 우리나라,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다시 해제를 한 상태라고 합니다.

 

공매도란 잘 아시다시피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주식을 빌려다가 시장에 파는 것(매도가 110원)을 말합니다.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주가 110원→50원) 시장에서 싼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매수가 50원)해서 이를 갚으면 되죠. 그럼 주가 하락분만큼(⇒110원-50원) 차액으로 먹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더욱더 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2008년 당시, 공매도를 그대로 놔두었다면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다 팔려고 했을 터이고 그럼 주가는 더욱더 빠질 게 뻔하니 이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차원이었죠.

 

이제 우리도 최근 증시 안정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공매도 재개를 준비하는 듯 합니다. 재개가 되었든 금지가 되었든 모쪼록 우리 증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기대합니다.

 

◆ 공매도 금지해도 주가하락 시에 돈 버는 방법 있다? 없다?

 

그건 그렇고요. 그 동안 공매도를 금지했다고 해서 이런 방식의 차익거래가 전혀 없었을까요? 주가하락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거래 방식말이죠.

 

그렇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외국인과 기관들은 이른바 ‘선수’들입니다. 공매도를 막는다고 해도 주가가 빠질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이라면 주가하락을 이용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기어이 찾아내고야 마는 머리 좋은(?) 이들이 바로 그들이니까요.

 

바로 선물매도를 이용하는 거죠. KOSPI200 주가지수 선물을 매도합니다. 그런 다음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10개를 남겨놓고 나머지 190개 종목을 현물시장(주식시장)에서 매수하는 거죠.

 

그럼 주식 10개에 대해 공매도를 해놓은 거나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납니다.

 

왜냐구요? KOSPI200 주가지수 선물에서 KOSPI200은 유가증권시장(KOSPI=현물시장=주식시장)의 200개 종목의 주가지수를 가중 평균한 것이죠.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한 선물을 매도했다는 것은 특정시점에서 200개 종목을 매입해서 정해진 가격으로 정해진 사람에게 매도를 해야 하는 계약을 한 것이죠.

 

만약 선물매도를 단가 110원에 했다고 해보죠. 아울러 매도계약시점에서의 200개 종목의 주가(현물가격)이 모두 110원이라고 해보죠. 그럼 가중평균인 KOSPI200 주가도 110원이겠죠. (설명의 편의를 위해 다소 무리한 가정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나머지 190개의 주가는 별 변동이 없는데 유독 10개의 주가만 5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지금 현재 선물을 매도한 상태에서 주가 변동이 없을 190개를 각각 단가 110원에 미리 매수해 놓고 정해진 시점(선물만기시점)까지 기다립니다.

 

이제 정해진 시점이 되었습니다. 그럼 정해진 가격(선물매도가격 단가 110원)에 정해진 사람에게 200개 종목을 매도하면 되는데 190개는 미리 사두었기 때문에 그냥 팔면 되고요. 나머지 모자라는 10개를 현물시장에서 매수하면 되겠죠. 이때 예상대로 10개 주식에 대한 주가(현물가격)가 각각 단가 50원으로 떨어졌다면 이를 싸게 사서 정해진 선물매도가격에 팔게 되고 그럼 주가 하락분만큼(⇒110원-50원) 차액으로 먹게 되는 거죠.

 

주가하락을 이용해서 돈을 번다는 관점에서는 이게 10개 주식을 공매도 한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것이죠.

 

참 쉽죠~~~~잉…^^;;;

 

실제로 2008년 10월 이후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증시하락에 따른 선물매도 거래가 많이 일어났다는 사실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윤이 생길 틈만 있으면 이를 놓치지 않는 날고 기는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게 바로 오늘날의 주식시장입니다.

 

[後記] 이런 방식으로 우리 같은 서민들도 돈을 벌 수 있었을까요?

이론적으로는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알고도 못하겠죠. KOSPI200에 속하는 종목 200개를 가중평균에 맞게 사고 파는 일은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컴퓨터에 정교하게 프로그래밍 된 이른바 ‘프로그램 매매’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오늘날의 주식투자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최첨단 병기 對 칼 한 자루’로 싸우는 싸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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