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부는 절체절명의 유동성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돈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그 돈이 정작 흘러가야 할 기업과 가계로는 흘러가지 않고 은행에서 잠자고 있거나 애꿎은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만 쏠리는 것 같아 실로 걱정이 앞섭니다.

 

아시다시피 KOSPI 주가지수는 이제 어엿한 1400대에 올라섰습니다. 부동산도 강남을 중심으로 들썩거리고 있다고 합니다.

 

“야! 금융위기가 이미 끝난 것 아냐? 다시금 시장이 활황세로 접어들었잖아!”

 

그렇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벚꽃놀이 시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꽃놀이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실물경제는 겨울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니라고 우겨도 소용없습니다. 숫자가 말해 주고 있으니까요.

 

얼마 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5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보면 경기급락세가 다소 진정되고는 있으나 내수, 수출, 고용 등 전반적인 경기는 아직 위축된 모습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내수경기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소비재판매액의 경우 지난 3월 내구재 등의 소비감소로 전년동월 대비 5.3%, 전월 대비 1.9% 줄어든 데 이어 4월에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또한 실제 4월 자동차 내수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9% 줄어 3월(-15.4%)에 이어 두 달 연속 10%대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4월 휘발유 판매량도 전년 동월대비 0.3% 감소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4.2%, 2월 3.9%, 3월 3.6% 등 꾸준히 늘어나다가 4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입니다.

 

기업설비투자(전년동월비) 역시 지난 1월 29.5%나 급감한 데 이어 2월, 3월에도 각각 19.5%, 23.7% 줄어들었답니다. 서비스업 생산(전년동월비)도 지난 1월 1.1% 감소했다가 2월에 0.1%증가했으나 3월(-0.6%)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고용 역시 전년동월 대비 취업자수가 3월에만 19만5,000명 줄어드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하네요.

 

물론, 산업생산의 경우 지난 1월 전월 대비 기준으로 1.7% 증가한 뒤 2월 7.1%, 3월 4.8%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경상수지도 지난 3월 66억5000만 달러 흑자에 이어 4월에도 3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습니다만,

 

대외 여건도 여전히 불확실한데다 민간부문의 자생적인 경기회복력이 미흡한 상황에서 섣부르게 실물경기의 봄날을 운운하기는 힘들다는 게 재정부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주가는 봄날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증권가에서는 올 초부터, 실물경기와 상관없이 상반기 중에 주식시장은 상승장이 한번 올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넘치는 유동성 때문이죠.

 

“상반기 장에서 돈 있는 사람들은 10억 이상 못 먹으면 바보다.” 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있었으니까요.

 

이런 우스개 소리가 지금 현실로 나타난 거죠. 하지만 우리 경제 전체를 생각할 때 주가상승과 부동산가격 상승은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정부가 풀어재낀 돈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가 경기가 살아나는 데 쓰여야 하는데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로만 몰리고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돈 있는 사람만 돈 버는 거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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