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1000명 시대 !!!

 

지금 로스쿨이 생긴 마당에 한 물 지나간 이야기를 해서 좀 송구스럽습니다만…

과거 사법시험 합격자를 2~3백명 수준으로 뽑다가 그 숫자가 대폭 늘어났었죠. 법률 시장에 더 많은 변호사를 공급해서 평범한 서민들까지도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도록 하자는 취지였죠. 물론, 이러한 변화를 반긴 것은 일반 서민과 사시를 준비하는 고시생이었을 터이고 이를 불편하게 생각한 쪽은 아무래도 당시 현역 법조인이었겠죠.

 

회계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수를 늘려서 서로 경쟁을 하게 되면 기업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회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그 숫자가 대폭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서민들이나 기업들이 양질의 법률서비스와 회계서비스를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숫자가 늘어난 변호사나 회계사가 서로 피 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 없이 과거처럼 뒷짐이나 지고 기득권을 행사하는 자세로는 밥을 먹기가 힘든 시장이 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2009년 2월부터 증권시장에도 이러한 바람이 불 것 같습니다. 바로 자본시장통합법 때문이죠. 4월 초에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령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회사들의 설립 요건이 상당히 완화될 것 같습니다.

 

우선, 자통법을 통해 기존의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회사, 선물회사 등이 나눠 맡았던 다양한 업무들이 ‘금융투자회사’라 이름 하에 하나로 통합되게 됩니다.

 

금융투자회사는 앞으로,

* 금융투자관련 6대 업무 (투자매매, 투자중개, 자산운용, 신탁, 투자일임, 투자자문)

* 금융투자상품 종류

* 투자자의 종류 등을 조합한

42개 세부 유형에서 자신들이 벌일 사업영역을 정한 뒤 금융당국에 인가∙등록을 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죠.

 

이때, 특정 업무만을 맡은 금융투자회사는 지금보다 적은 자본으로 회사를 세울 수 있죠. 이는 단위 별 금융투자회사의 설립자본금 규정을 낮추어 적은 자금으로도 전문분야에 진출을 쉽게 하기 위한 조처이죠. 이렇게 하면 많은 전문 금융투자회사가 생겨나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며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취지에서 입니다. 과거 변호사와 회계사를 대폭 늘렸던 것과 같은 취지라고 보면 되겠죠.

 

예를 들어 투자자문사(투자일임형)의 경우 설립자본금이 기존 30억에서 15억으로 줄게 될 예정이며, 부동산에만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를 세울 때는 현재 100억원의 설립자본금 규정이 20억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전문투자자만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주식 위탁매매 전문 증권사의 경우 5억원의 자본금으로도 설립이 가능하게 되죠.

 

물론, 설립 기준이 완화되는 만큼 퇴출 기준은 엄격하게 됩니다. 시행령의 ‘유지요건’에 따르면 신설한 금융투자회사가 설립 이후 자기자본이 기준의 70%를 밑돌면 가차없이 인가∙등록이 취소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장(場)을 마련해 주지만 제대로 못하면 인정사정 없이 쫓아 내겠다는 거죠.

 

그럼 우리 서민들에겐 어떤 좋은 일이 기대될까요?

 

무엇보다도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대중화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물론 PB는 지금도 대형은행과 증권사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돈 많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자통법으로 인해 앞으로는 10~50억 정도의 소규모 자본금으로도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금융회사가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금융회사들 중에는 당연히 서민들을 상대로 재테크 조언과 재무설계를 해주고 다양한 펀드를 권유 판매하는 회사들도 생겨나겠죠.

 

모름지기 경쟁이 치열해지면 고압적인 자세에서 서비스하는 자세로 바뀌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더 고객의 환심을 사야 하기 때문이죠. 모쪼록 이번 자통법을 계기로 펀드업계뿐만 아니라 증권업계 모두가 고객지향적으로 체질 개선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