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경제신문의 기사를 보니 증권사에서 개최하는 투자설명회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데리고 온 아버지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경제에 문맹이 되어서는 잘살기 힘든 시대다 보니 어릴 적부터 투자에 대한 마인드를 길러주기 위해선 증권사의 투자설명회만한 곳도 없다고 생각해서 어린 딸을 데리고 왔다는 것이죠.

 

이제 부모님 세대도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경제나 금융에 대한 교육을 시키는 것은 이제 부모로서 당연한 의무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야겠죠. 말이 나온 김에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경제·금융 교육을 시키면 좋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반드시 용돈을 줘라

경제란 선택의 연속입니다. 제한된 자원으로 어떻게 하면 최대한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가를 선택하는 과정이 바로 경제활동이죠. 따라서 어릴 때부터 자원이란 무한정한 것이 아니며 이를 슬기롭게 잘 선택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걸 깨우쳐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용돈을 주는 것이죠.

 

용돈은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금액을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이 계획적으로 용돈을 쪼개서 모으거나 사용하는 것을 제대로 할 수가 없으니 효과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겠죠.

 

또한 용돈 사용은 자율적으로 하게 하되, 가끔 복리의 효과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면서, 지금 당장 쓰는 것보다 돈을 모으면 나중에 더 크고 좋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 정도는 해주도록 해야겠죠.

 

◆ 비싼 물건을 사줄 때는 아이가 일부분을 부담하게 하자

아이가 용돈 이외에 무언가를 또 사달라고 조를 때나 용돈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고가의 물건을 사야 할 때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아이와 협상을 해보세요.

 

“그럼 엄마, 아빠가 70%를 낼 테니 네가 용돈으로 30%를 충당해보렴. 30%에 해당하는 돈을 다 모으면 그때 사줄께”

 

그럼 아이는 돈을 모으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일 것이고 또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언제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대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테니까 말입니다.

 

◆ 일을 시키고 돈을 주는 것은 신중히 하라

미국에는 잔디를 깎으면 얼마를 주고 식탁을 치우면 얼마를 준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경제관념을 길러주기 위해 일을 시키고 용돈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개인적으로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노동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개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도 보상이 없으면 안 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자기 방을 정리하고 함께 식탁을 치우는 것은 보수를 받고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가족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일까지 용돈을 줘가면서 시킨다면 오히려 자신의 의무까지도 대가가 없으면 하지 않으려는 사고방식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저축만이 아니라 투자를 가르쳐라

저축과 투자는 돈을 관리하는 양축의 수레바퀴와 같습니다. 어느 한쪽만 있으면 굴러 갈 수가 없죠. 다시 말해 저축과 투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저축만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투자도 가르쳐야 합니다.

 

‘무슨 아이들에게 그 위험한 투자를 가르쳐. 그러다가 투기꾼 돼서 깡통 차면 어쩌려구’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물에 빠지는 게 위험해서 수영을 가르치지 않겠다거나 넘어지는 게 위험하니 인라인 스케이트를 가르쳐선 안 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앞으로는 투자의 시대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자산을 축적할 수가 없을 겁니다. 따라서 알뜰살뜰 저축만이 아닌,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를 반드시 가르쳐야 하겠죠

 

아울러 한방에 큰 돈을 번다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도 자주 일러 줘야 하며, 투자의 원칙은 ‘장기·분산·계속’이라는 마인드를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 위대한 투자가들의 책을 읽게 하자

우리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읽게 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도 없습니다. 이순신, 링컨, 슈바이처, 나이팅게일 등 수 많은 위인들의 전기나 자서전을 읽다 보면 미래의 꿈을 키울 수도 있고 어떠한 삶이 올바른지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죠.

 

이와 마찬가지로 올바른 경제·금융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위대한 투자가들에 관한 책을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와 금융시장이 일찍부터 발달한 미국의 경우는 어릴 적부터 이런 책들을 읽어서 나중에 투자의 대가가 된 사람들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시중에는 연령별 수준에 맞는 위인전은 많이 나와 있지만, 투자가에 대한 책들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쓰여진 것이 아직 없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들이라도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쉽게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위대한 투자가들에 관한 책으로는 워런 버핏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나 피터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국일증권경제연구소刊>, 사와카미 아쓰토의 <사와카미 장기투자>(이콘刊), 박현주의 자서전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김영사刊), 5명의 주식투자 대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가들의 주식투자법>(오픈마인드刊)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책들은 <주식투자 몇 일만에 대박 터진다>, <단돈 100만원으로 10억 만들기> 라는 식의 솔깃한 제목이 붙은 시중의 재테크 관련 서적에 비해 훨씬 더 진한 감동과 자양분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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