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펀드인 피델리티 마젤란펀드의 매니저로서 월가의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는 피터 린치(Peter Lynch)의 자전적 소설 <월가의 영웅> (원제 One up on Wall Street, 국일증권연구소刊)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에는 IBM에 투자해서 고객의 돈을 잃는다고 직장을 잃지는 않는다’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IBM주를 샀는데 안 좋게 풀려나가면 고객과 상사들은 “요즘 그 망할 놈의 IBM은 왜 그러는 거야?”라고 물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라 퀸타 모터 인즈(La Quinta Motor Inns)’가 안 좋으면, “당신 요즘 왜 그래?”라고 물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추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단 2명의 분석가만이 취급하며 또한 주당 3달러인 ‘라 퀸타 모터 인즈’ 주를 사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4달러에 살 수 있는 월 마트(Wal-Mart)주를 그 회사가 확장 일보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아칸사스(Arkansas)주의 작은 읍에 있는 하찮은 점포이기 때문에 살 생각을 않는다. 그들이 월 마트 주를 사게 될 때는 미국의 모든 인구밀집지역으로 점포가 뻗어 나가 있는 시점으로, 50명의 분석가들이 달라붙고, 월 마트 회장이 피플지(People Magazine)에 픽업트럭을 타고 출근하는 괴짜 억만장자로 취재되고 있을 즈음이다. 그땐 벌써 그 주식이 40달러를 호가할 때이다.”

 

그렇습니다. 이렇듯 펀드매니저들은 무리하게 모험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몸을 사리는 편이죠. 이는 남의 돈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또한 ‘남의 돈’이기 때문에 이른바 공인(公認)을 받지 못한 투자처에는 소신껏 투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것이죠. 그 투자처가 분명 성장가능성이 있거나 펀드멘탈이 탄탄하더라도 말이죠.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그 펀드멘탈이나 성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편이었지만 FTSE지수로는 여전히 신흥시장(Emerging Market)으로 구분되어 저평가를 받고 있는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FTSE지수(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Index) 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1995년에 공동으로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 그룹이 발표하는 지수입니다. FTSE는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을 시장의 규모와 질적 조건 충족 여부를 기준으로 크게 3개의 그룹으로 나누는 데요. ‘선진시장, 선진신흥시장, 2부신흥시장’이 바로 그것이죠.

 

현재 우리나라 증시는 선진신흥시장으로 여전히 이머징마켓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 우리 증시도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어 ‘선진시장’으로 들어가는 게 유력시 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는 9월 20일에 있을 선진국지수 발표에서 그리스가 빠지고 우리나라와 대만이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특히나 이번에는 FTSE그룹 회장이 직접 한국으로 방문해서 이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더욱더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장기투자 성향의 외국인 매수세가 상당부분 유입되어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선진국지수에 투자를 하는 펀드의 규모가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무려 8~9배나 큽니다. 이 자금들이 앞으로는 큰 부담 없이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앞서 말했듯이 그 동안 우리나라 증시가 매력은 있었지만 공인을 받은 ‘IBM’이 아니라, 사람들이 잘 모르는 ‘라 퀸타 모터 인즈’였기에 투자를 망설였던 외국 펀드매니저들이 앞으로 선진국지수에 편입이 되면 우리 증시에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발표가 몇 일 남지 않았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나와 우리나라 증시도 세계에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이번에도 역시 한국증시가 선진국지수 편입이 좌절되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그 영향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내년에 다시 선진국지수 편입을 기원해 봅니다.(2007/09/30 後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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