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돈을 벌고 싶다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살벌하기 짝이 없는 주식시장에 칼 한 자루 달랑 들고 뛰어 들었다간 단칼에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용병을 고용해서 대신 싸우도록 합니다. 이게 바로 ‘펀드(Funds)’ 상품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용병을 고용할 때도 믿을만한 곳을 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 대신 이 목돈을 주식시장에서 잘 운용해 주세요.” 하고 맡겼는데 이를 이용해 엄청난 수익을 낸 다음 고스란히 가지고 사라져 버리면 그게 더 큰 낭패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정부에서 합법적으로 용병 역할을 할 수 있는 금융기관을 허가해 주고 있답니다. 그곳이 바로 ‘자산운용회사’죠.

 

하지만 그래도 의심이 안 된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닌 말로 자산운용사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만큼 고객의 돈을 대신 운용해 주는 것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겠죠. 그래서 정부는 펀드를 운용하는데 있어 필요한 각각의 역할을 나누어 서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담당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야 상호견제와 보완을 통해 더욱더 투명하고 안전한 펀드자산 운용이 되겠죠.

 

따라서 한 개의 펀드상품에 대해서도 판매회사, 자산운용회사 이외에도 수탁회사, 사무관리회사 등 다양한 회사가 관여를 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역할을 알고 나면 펀드상품을 이해하는데 좀더 도움이 될 것 같군요.

 

◆ 펀드상품과 관련된 금융회사들

 

우선, 펀드상품을 어느 주식, 어느 채권 등에 투자할 지에 대한 운용지시를 내리는 일을 하는 ‘자산운용회사’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투신사(투자신탁회사)가 여기에 속하는데요. 사실 예전에는 투자신탁회사와 자산운용회사를 구분하였습니다. 하지만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제정된 이후로는 그 구분이 없어지고 자산운용회사로 통칭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판매회사’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자산운용회사가 운용하는 펀드상품의 판매를 전담하는 회사입니다. 고객이 직접 접하는 회사는 바로 이 판매회사들이죠. 증권회사, 은행, 보험회사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아무래도 운용회사가 운용에다 판매까지 혼자서 다하게 되면 시장이 혼탁해 질 수 있으므로 이를 구분하도록 하고 있는 겁니다.

 

수탁회사’의 경우는 펀드의 돈을 보관하는 회사인데요. 고객이 판매회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하면 그 돈은 자산운용회사로 가는 게 아니라 수탁회사로 보내 집니다. 물론, 수탁회사에서는 이 돈을 자신의 돈과는 분리해서 보관을 해두었다가, 자산운용회사가 운용지시를 내리면 그에 따라 주식이나 채권 등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거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려서 매매를 하지는 않지만, 혹시 자산운용회사가 불법적이거나 터무니 없는 운용지시를 내리면 이에 반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야 상호견제가 제대로 되니까요. 은행이 이런 수탁회사의 역할을 한답니다.

 

마지막으로 ‘사무관리회사’를 들 수 있는데요. 펀드상품의 기준가를 계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산운용회사의 지시에 따라 수탁회사에서 투자한 펀드자산에 대해 그 가치를 산정하여 기준가로 계산해 고객에게 알려 줍니다. 펀드에 따라 독립적으로 사무관리회사를 두는 경우도 있지만, 자산운용회사의 내부 조직으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그 역할을 분리하고 상호견제하도록 해서 우리들의 알토란 같은 종자돈을 효율적으로 굴려주는 게 바로 펀드상품이죠. 여기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운용지시를 내리는 자산운용회사입니다. 따라서 좋은 펀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해당 펀드상품의 판매회사가 아니라 자산운용회사가 실력 있는 회사인지를 우선적으로 따져 봐야겠죠.

 

이제 더 이상 ‘A증권회사는 국내 최고의 증권회사니까 거기서 판매하는 펀드상품은 무조건 좋은 상품일거야’ 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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