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에 대한 단상(斷想) ②

 

인센티브란 인간의 생산적인 활동에 동기를 부여합니다. 또한 시장의 균형가격을 만들어 내고 자본주의 경제를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센티브도 인위적으로 조정을 하게 되면 시장을 왜곡시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결과를 상당히 많이 보아 왔습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올라버린 아파트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중심에는 한국의 교육열이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진학률이 강남의 8학군에서 높게 나타나다 보니 그쪽으로 이사를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그래서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각종 언론과 강남권으로 입성하지 못한 사람들은 강남 8학군으로 몰리는 부자들을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8학군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70년대 후반 정부는 강남을 개발하면서 강남에 많은 사람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강북에 있던 명문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주를 시켰습니다. 서울고, 경기고, 보성고, 경기여고 등의 명문고가 강남으로 이전함에 따라 교육열이 높은 지식층이나 상류층이 자발적으로 강남으로 이주하도록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입니다. 정부가 교육을 이용해서 강남으로 사람들을 유인해놓고 이제 와서 강남 8학군 때문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강남 거주자들을 매도한다면 이는 상당히 무책임한 행동이라 할 수 있겠죠.

 

당시 정부가 인위적인 인센티브로 명문고 이전을 주도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강남 8학군 때문에 생기는 시장 왜곡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IMF 이후 내수경기가 침체하자 정부에서는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해 연말 소득공제를 해주고, 신용카드 영수증을 추첨하여 상품까지 주는 웃지 못할 인센티브를 제공한 거죠. 2000년~2001년 당시 신용카드회사는 가두 캠페인까지 벌이면서 신용카드를 발급해댔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신용카드를 써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급기야 신용불량자가 대거 양산되었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던 LG카드는 엄청난 부실로 회사 청산의 문턱까지 가게 되었던 걸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당시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인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그 많은 신용불량자와 LG카드 부실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외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얼마 전 ‘KBS 스페셜 – 도쿄 1991’이라는 시사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장성 대신이었던 하시모토 류타로 전총리는 일본 부동산 가격의 버블을 걱정하며 금리인상이란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장의 금리인상이 일본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그대로 놔두었을 때 발생할 충격에 비해 약할 것이다. 일본 경제는 충분히 금리인상의 결과를 감내할 저력이 있을 것이다.” 라고 말이죠.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금리인상이 바로 일본 버블 붕괴의 신호탄이었던 것입니다. 처음엔 버블을 즐기던 부동산업자들이 몰락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몰락이 은행의 몰락으로 이어지고 일본 경제는 ‘10년간의 불황’이라는 나락으로 빠졌습니다. 그리하여 부동산버블 때 피해를 봤던 힘없는 서민들이 다시금 일자리를 잃고 자살을 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본의 부동산버블 역시 정부나 은행의 인위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커다란 역할(?)을 했던 겁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의 수출을 진작시키기 위해 금리를 1년 사이에 연5%에서 연2.5%로 급격하게 인하시켰습니다. 이러한 저금리로 엄청나게 대출을 일으킨 돈이 부동산으로 몰려 들었죠. 당시 100년간 2%의 고정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까지 나왔으니 버블붕괴는 당연 예견된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최근 들어 우리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김대중 정부 당시부터 분양권 전매제도니 뭐니 하면서 정부는 부동산 활성화, 건설경기 활성화의 기치아래 수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그런 인위적인 인센티브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고 문제가 생겨서야 다시금 부동산을 잡겠다고 각종 패널티 조항을 만들어 내기 시작합니다.

 

인위적인 인센티브만큼이나 무서운 게 또한 인위적인 패널티입니다. 왜냐하면 시장의 균형을 이루는 정상적인 인센티브까지도 막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아예 대출을 틀어막아 실수요자들까지도 내 집 마련을 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인위적인 패널티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이로서 발생할 시장왜곡이 또 어떤 문제를 야기시킬지 내심 걱정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과 같은 거품붕괴는 절대로 생기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지만 적잖은 충격은 있을 겁니다. 경제에는 자정능력이 있습니다. 몇 가지 환경만 조성해주면 스스로 정화되어 선순환으로 돌아가는 능력 말입니다.

 

그러니 제발 인위적으로 손을 대어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지 말아줬으면 합니다. 금융정책도 그렇고 부동산정책도 마찬가집니다. 결국 사태가 악화되어 서민들이 고통을 받아도 지금까지 누구 하나 책임지는 관료들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책임지지도 못할 일 괜히 손대어 망치지나 말았으면 합니다.

 

 

요즘 들어 아담스미스의 저서 '국부론'의 글귀가 더욱더 간절합니다.

“우리가 저녁거리를 장만할 수 있는 것은 고깃간 주인과 빵집 주인들이 우리의 저녁거리를 걱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저녁거리를 손쉽게 장만할 수 있다. 우리가 의존하는 것은 그들의 인류애가 아니라 그들의 이기심이다. 우리는 또 그들에게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켜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면 된다고 말한다.” –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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