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농부 이야기

실패하는 농부 P씨는 항상 뒷북만 쳤습니다. 이웃 집에서 고추농사가 풍년이면 그제서야 고추를 심었습니다. 작년에 뒷마을에서 마늘농사로 톡톡히 재미 봤다는 소릴 듣고 그제서야 죄다 마늘을 심어 이듬해 왕창 망했습니다. 남들이 재미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움직여 항상 뒷북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농부 P씨는 항상 그 모양이었습니다.

“왜 내가 하면 죄다 실패해… 젠장!!!” 농부 P씨의 넋두리는 매년 이렇게 끝을 맺었답니다.

 

II. 주식 이야기

몇 개월 전 저는 「절대로 투매하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주가가 계속 오르길래 큰 마음먹고 주식 투자를 했는데, 막상 내가 주식을 하니까 이렇게 폭락할 게 뭐람.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야 할 것 같아” 라며 안타까워하는 지인(知人)의 이야기를 듣고 ‘투매하지 말라’는 칼럼을 쓴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지인은 주식을 팔았습니다. 그 후 주가는 1400선을 뚫어버렸습니다. 당시 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매를 했던 그 지인은 얼마나 억울할까요?

 

주식투자라는 게임에서 이기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주가가 폭등하여 사람들이 우르르 몰릴 때에는 자중을 합니다. 반면, 폭락장에서 남들이 눈물을 머금고 투매를 할 때 그 주식을 그대로 받아다 다시 폭등장에서 매도를 합니다. 아주 비정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런 식의 리듬을 잘 타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인 것입니다.

 

어떤 이는 주가가 1400선을 훌쩍 뛰어 넘자 또 다시 손이 근질거릴지도 모릅니다. 몇 개월 전의 폭락장에 투매를 해서 손해 본 것을 만회하려 다시 주식에 뛰어 들고 싶어서 말입니다. 만약 당신이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면 당신은 영원히 투자의 세계에서 패배의 쓴 잔을 맛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농부 P씨처럼 말입니다.

 

III. 펀드 이야기

얼마 전 한국경제신문에서 ‘1분기 펀드 유형별 성적표’를 발표했습니다. 「해외펀드 ‘원기왕성’ 주식형은 ‘의기소침’」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제외하곤 국내 주식형 펀드는 모두 참패를 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해외펀드는 아주 우수한 실적을 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펀드평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 3.6%였다고 합니다.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마저 손실을 봤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중국펀드의 경우 평균수익률이 23.59%나 되었다니 그야 말로 해외펀드의 전성기임에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기사는 얼마 전에도 나왔습니다. 2005년 말 즈음엔 오히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전성기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2005년에 엄청난 괴력으로 상승한 주식시장에 힘입어 가공할만한 실적을 냈기 때문입니다. 작년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이 무려 62.48%였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전성기’라는 기사만 보고 그제서야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올해 1사분기의 저조한 실적을 고스란히 떠 안고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주식은 위험하다고 해서 펀드에 가입했더니 이것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니… 내가 하는 일은 도무지 되는 게 없다니까…” 하고 넋두리를 늘어 놓겠죠. 마치 농부 P씨처럼 말입니다.

 

아무리 간접투자라고 하는 펀드투자도 명색이 ‘투자’입니다. 우르르 몰리는 쪽으로는 별로 먹을 게 없다는 겁니다. 최근 들어 해외펀드가 인기를 끄니까 몇몇 사보나 월간지에서 재테크 코너에 해외펀드를 소개하겠다며 저에게 해외펀드의 투자매력에 대해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해옵니다. 이번엔 아마도 해외펀드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들려나 봅니다. 마치 농부 P씨처럼 말입니다.

 

◆ Tip : 해외펀드는 분명 다양한 국가의 증권시장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입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시 다음 몇 개의 사항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펀드수수료가 국내펀드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또한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조성된 펀드가 국내 판매사(은행, 증권사 등)를 거쳐서 다시 해외의 펀드로 투자되는 형태(Fund of Funds)가 대부분입니다. 이렇듯 복수(複數)의 펀드를 거치기 때문에 국내펀드에 비해 수수료 부담이 큰 편입니다. 

 

2. 이자소득세 부담이 있다

국내 증권시장에선 주식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해외펀드의 경우, 해외 증권시장에서 펀드가 운용되므로 채권이나 주식매매 모두 그 이익에 대해 이자소득세를 물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 환율변동에 대한 위험이 내재해 있다

해외펀드의 속성상 원화로 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달러화나 기타 해당 국가의 통화로 투자가 됩니다. 따라서 가입 당시의 환율에 비해 수익을 보고 빠져 나올 때의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해외펀드의 경우 가입 당시에 위험회피를 위한 ‘환율헤지’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소정의 비용이 부담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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