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야마노테센(山手線)을 타고 시부야(渋谷)역에서 내려 하치코(ハチ公)입구를 나오면 길 건너 크게 보이는 간판이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예전에 제가 상하이의 중심가인 황피난루(黃陂南路)역에 자리잡고 있는 스타벅스 이야기를 칼럼(※ 저의 칼럼 ‘231 [경제] 중국의 스타벅스에서도 기회가 있다’  참조)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만, 일본의 Take-out 커피점도 역시 스타벅스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더군요. 시부야의 그 중심가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니 말이죠.

 

 

저 역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그곳에 들렀답니다.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가 320엔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가 3,300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재미있는 계산을 해 볼 수가 있답니다. 두 나라의 카페 아메리카노의 품질이 같으니까 그 가격도 같아야 한다고 가정을 한다면, ‘일본 카페 아메리카노 320엔 = 한국 카페 아메리카노 3,300원’이므로 ‘100엔 = 1,031원’이라는 환율이 계산되어 나옵니다. 환율이라는 게 거창하게 외환시장에서 F/X Dealing을 통해서만 정해지는 게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도 계산할 수 있다니 흥미롭죠.

 

이렇듯 한 나라의 화폐는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가격)을 지닌다는 가정 아래,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비교해 환율을 결정하는 방식을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ies) 환율’이라고 합니다. (※ ‘구매력평가’는 저의 칼럼 ‘114 [경제] 환율·물가·금리 그리고 균형’ 참조)

 

대표적인 구매력평가환율로는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빅맥지수(Big Mac Index)’가 있습니다.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빅맥의 가격을 근거로 각국의 환율을 산출해 내는 지수를 말하죠. 예를 들어 미국에서의 빅맥이 2.5달러인데 우리나라에서 2,500원이라면 ‘1달러=1,000원’이라는 환율이 성립하는 거죠. 맥도날드에서 만드는 빅맥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같은 품질일 테니까 이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불하는 가격은 같아야(2.5달러=2,5000원) 한다는 논리인 거죠.

 

이러한 구매력평가환율은 외환시장에서 형성되는 실제 환율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외환시장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화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그 가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론적인 환율인 구매력평가환율과 외환시장의 실제 환율의 차이로 그 화폐가 과대평가 되었는지 과소평가 되었는지를 가늠해 볼 수가 있답니다. 참고로 조금 지난 자료이지만, 2005년 6월 발표된 빅맥지수에서 원·달러 환율은 817원이었으나 실제 시장에서 형성된 환율은 1달러에 1,010원이었으니 이는 원화가 상당히 저평가(환율이 고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그래서 그런지 최근들어 환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죠^^;)

 

그렇다고 빅맥지수에 의한 환율만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닙니다. 각 나라마다의 유통비용이나 세금 등의 차이가 빅맥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매력이 동일해야 한다’는 이론상의 환율로 실제 환율의 과대·과소를 평가해 본다는 ‘참고용’으로 의미가 있다는 거죠. 주식도 가치평가 기법으로 산출한 주식의 이론가격(본질가치)을 기준으로 현재의 주가가 고평가 되었는지 아니면 저평가 되었는지를 가늠해 보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빅맥지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수들을 만들어 사용해 볼 필요가 있겠죠. 주식 가치평가도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비교해보듯이 말입니다. 물론,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널리 판매되는 물건이나 서비스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카페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도 그 대상이 될 것입니다. 아니 솔직히 요즘은 맥도날드 햄버거 보다는 스타벅스의 커피가 더 영향력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들 웰빙으로 햄버거의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으니 말이죠.

 

여러분도 외국에 나가게 되면 구매력평가환율을 한번 계산해 보세요. 출국할 때 바꾼 외화의 환율(실제 환율)과 빅맥이나 카페라테의 가격으로 계산한 환율(이론상 환율)을 비교해 보면서 우리 돈의 과대·과소 평가 정도를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니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빅맥지수’보다 ‘스타벅스지수’가 더 좋을 듯싶네요. 외국까지 가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싶진 않지만 커피 한잔의 여유는 가지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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