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여전히 침체상황인 것 같은데 주가는 왜 올랐나요?”

 

아닌 게 아니라 경제성장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3%대에서 헤매고 있고, 내수시장의 여전한 침체, 국제 유가의 급등 등 우리 주위에는 달갑지 않는 뉴스만이 들려오는 데 유독 주가만이 1,000포인트를 넘어서 있습니다.

 

오뉴월 개구리가 어디로 뛸지, 봄을 타는 아가씨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주가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만큼 무수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요즘 같이 좋지 않는 경기상황에도 주가가 오르는 요인을 굳이 찾는다면 저는 ‘적립식펀드’의 위력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군요.

 

적립식 펀드가 주가 상승에 기여를 했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가 올들어 6조원이나 불어나 8월말 기준으로 무려 14조5천억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 대부분이 적립식 펀드로 돈이 몰려 들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적립식 펀드 수탁고가 8조4,890억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들고 있는 거죠. 게다가 그 중의 대부분이 적립식펀드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적립식펀드란 잘 아시다시피 고객이 매월 일정한 금액을 불입하면 펀드매니저는 그 돈을 모아 매월 일정하게 주식 등을 사야만 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장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에 상관없이 매월 일정 금액만큼의 매수세가 존재한다는 거죠.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당연히 오르는 법. 따라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안정적인 수요(펀드매니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적립식펀드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주식을 매수해야만 하는 운명(?)이니까요…)가 존재한다는 것은 당연히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그럼 문제점은 없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은 특히 경제현상에서는 진리라고 믿어도 좋습니다. 저 역시 2002년부터 적립식펀드의 장점에 대해 칼럼이나 방송을 통해 많은 소개를 한 바 있지만, 요즘처럼 급성장하는 적립식펀드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생깁니다.

 

우선, 적립식펀드의 환매시기가 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사람들은 평생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는 게 아닙니다. 짧게는 1년, 길어도 2~3년 정도를 예상하고 이 펀드에 가입하죠. 그런데 적립식펀드가 급격하게 늘어난 게 1년 전부터 입니다. 이렇게 따진다면 앞으로 1~2년 후면 많은 사람들이 적립식펀드를 해약(환매)하고 수익을 실현하고자 할 겁니다. 자!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에는 반대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들어 올 때는 매달 꾸준하게 들어왔지만 빠져 나갈 때는 메가톤 급으로 빠져 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적립식펀드란 매월 일정금액으로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 때는 많이 살 수 있고 주가가 높을 때는 적게 사게 되어 이를 평균하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결과가 됩니다. 따라서 적립식펀드란 어떻게 보면 가입 중에는 주가가 한두번쯤은 떨어져야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지금 가입하는 적립식펀드는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가입하는 것입니다. 초창기인 2002년이나 2003년에 가입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쩌면 먹을 게 별로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뭐든지 인기가 있어 돈이 몰린다 싶으면 끝물이라는 냉엄한 경제논리가 적립식펀드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게 바로 이 점 때문이죠.

 

적립식펀드, 은행을 위시한 금융기관이 엄청난 광고를 하며 팔고 있습니다. 또 그만큼 어마어마한 돈이 몰려 들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한번쯤은 생각할 필요가 있겠죠. 과거 MMF가 그랬고, ELS가 그랬고, 부동산투자신탁 등의 금융상품이 그랬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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