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지하철 1호선 황피난루(黃陂南路)역에서 내려 조금 걷다 보면 카페 거리가 나옵니다. 유럽식 건물에 멋진 카페들이 즐비하여 상해의 오렌지족이 모이는 장소라고 합니다. 그곳에 낯익은 스타벅스가 있길래 들렀습니다. 한국에서 즐겨 마시는 메뉴인 ‘카페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를 주문했습니다. 18위안 하더군요. 1위안에 대략 130원으로 계산하면 되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2,340원 하는 셈입니다.

 

그럼 한국에서 같은 메뉴인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는 얼마 일까요? 톨(tall) 사이즈가 3,300원입니다. 무려 960원이 비쌉니다.

 

자! 여기서 우리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에 한국과 중국으로 왔다 갔다 하는 시간과 경비가 전혀 들지 않고, 스타벅스 커피를 개인이 판매할 수가 있다면 저는 중국에서 ‘카페 아메리카노’를 사서 한국에다 그대로 팔면 한잔당 960원의 차액을 그냥 먹을 수 있게 됩니다. 2,340만원을 투자해서 1만잔을 구입해 한국에 팔면 위험 하나 부담하지 않고 960만원을 벌 수 있겠죠. 수익률로 따지면 무려 41%나 됩니다. 한국에서 잘 팔릴까 걱정이라면 한잔당 3,000원에 확 깎아서 팔아도 660만원을 벌게 됩니다.

 

물론, 중국까지 가는 데 비행기삯과 운송에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들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커피를 개인이 노점에서 팔 수가 없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상상이지만, 그래도 18위안을 내고 한국에서와 똑 같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그런 재미나는 상상을 해보았답니다.

 

이러한 방식의 거래를 재무학에서는 ‘차익거래(arbitrage trading)’라고 합니다. 두 개 이상의 시장에서 정보의 불균형 등으로 인해 가격 차이가 발생할 때 이를 이용하면 위험을 전혀 부담하지 않고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하고 실제 차익거래를 통해 시장은 다시 균형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거죠.

 

앞서 말한 스타벅스 커피의 경우에도 너도 나도 차익을 먹기 위해 중국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사재기 하면 결국 수요의 증가로 중국 스타벅스 커피 값은 25위안(→25위안×130원=약 3,300원)수준으로 올라가게 되어 한국의 스타벅스 커피 값과 균형을 이루게 되겠죠.

 

또 한국과 중국 사이의 국제적 거래이기 때문에 환율도 간과해선 안되겠죠. 한잔당 18위안하는 중국의 스타벅스 커피를 사기 위해서는 원화를 중국 위안화로 많이 바꾸겠죠. 그럼 중국 위안화의 수요가 급증하여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 가겠죠.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1위안에 183원(→18위안×183원=약 3,300원)까지 위안화 가치가 올라 가겠죠.

 

이런 과정을 통하여 차익거래의 기회는 결국 없어지고 시장은 균형상태가 됩니다. 커피 값(물가)이 변하든 위안화의 가치(환율)가 변하든 아니면 둘 다 변하든 간에 말이죠. 이렇듯 국제 거래간에 있어서 환율의 변화와 양국의 물가차이는 균형을 이루게 마련이고 이를 경제학에서는 ‘구매력평가이론(Purchasing Power Parity)’이라고 합니다.

 

섭씨 37~8도를 오르내리는 상해의 어느 오후. 스타벅스 안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카페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차익거래나, 구매력평가이론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답니다. 그리고 균형을 이루기 전까지는 기회가 있다는 생각도 함께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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