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장기(臟器) 중 가장 중요한 장기가 바로 ‘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라서 웬만큼 악화되지 않고서는 통증을 호소하지 않죠. 따라서 간의 상태를 체크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간의 상태를 알아보는 대표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혈액검사로 ‘GOT’나 ‘GPT’ 등의 수치를 체크해 보는 겁니다.

 

원래 혈액 속에는 일정 정도의 GOT나 GPT가 검출됩니다. 그럼 혈액과 간이 무슨 관계를 갖고 있길래, 이 수치로 간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걸까요?

 

GOT, GPT는 모두 간세포 속에 함유되어 있는 효소입니다. 그런데 간세포가 파괴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이들 효소는 혈액 속에 다량으로 유출되어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혈액 중에 있는 GOT, GPT의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으로 간에 이상이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굳이 간 자체를 검사해 볼 필요가 없이 말입니다.

 

이렇듯 어떤 대상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 대상자체가 아니라 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현상을 파악해 봄으로써 문제점을 쉽게 파악해 볼 수 있는 경우가 우리 주위엔 더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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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콜금리를 7개월째 3.25% 수준에서 동결시키고 있습니다. 그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동결시키고 있다는 현상으로 우리는 어떠한 문제점을 유추해 볼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우리 경기상황이 4%대 성장도 장담 못할 정도로 좋지 않다는 걸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작년 말 정부는 올 상반기부터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률을 5%대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반짝 경기회복의 양상을 보였을 뿐, 경제지표 전반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입니다.

 

사실 몇 년째 지속되는 저금리 때문에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한국은행이 쉽사리 콜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경기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리게 되면 설비투자나 내수시장이 더욱더 침체될 건 뻔한 일입니다. 게다가 국내은행 기준으로 가계대출잔액이 266조원에 달하는 시점에서 금리인상은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 올지 모릅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단 우리는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동결했다는 현상으로부터 우리 경제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경제지식을 하나 알게 되어서 일견 기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암울한 경제지식은 알 수도 알 필요도 없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요즘의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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