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구요? LBO가 봉이 김선달 뺨치는 신종 M&A 기법이라구요?”

 

얼마 전 리딩투자증권이 영국계 펀드인 BIH로부터 브릿지증권을 인수하면서 사용한 M&A 기법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이 방식은 다름아닌 ‘후불제 인수방식’ (LBO ; Leveraged Buy Out)인데요. 신문 기사에서 김선달을 운운하며 이 방식을 설명해 놓았더군요. 대동강 물을 팔아 먹은 바로 그 봉이 김선달 말이죠.

 

LBO (Leveraged Buy Out)란 M&A를 할 때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자체적인 자금으로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수할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불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회사를 인수하고자 하는 측 입장에서는 어차피 인수가 성사되면 그 회사는 자신의 것이 됩니다. 따라서 이를 감안하여 인수 전에 미리 이런 계약을 맺어 놓는 거죠. 결과적으로 이 방식은 자신이 가진 게 별로 없더라도 덩치 큰 회사를 인수할 수 있어 그야말로 손 안 대고 코 푸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죠.

 

이번에 브릿지증권을 인수하는 리딩투자증권은 인수자금 1,310억원 중 자체 자금인 20억원과 은행에서 빌린 돈 187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103억원에 대해 회사를 인수한 후 브릿지증권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팔아서 지불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물론, 금감위로부터 최종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지 어떨 지 미정인 상태이지만 말입니다.

 

사실 그 동안 브릿지증권의 대주주인 영국계 펀드 BIH의 행태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전형적인 외국계 자본의 치고 빠지기 식 투기라는 의혹을 받을 만 했죠. 브릿지증권을 인수한 BIH는 이 증권사에 유상감자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그 동안 투자했던 상당 부분의 자금을 회수했습니다. 그것도 2002~2004년 사이 무려 네 차례에 걸쳐 총 2,200억원이나 되는 금액이었죠.

 

게다가 이번 LBO가 성사되면 기존 대주주인 BIH는 무사히 매각대금을 받고 빠져 나가게 되지만, 정작 브릿지증권은 자본금 2,000억원대에서 700원대로 줄어 들게 되어 그야말로 소형 증권사가 되어 버립니다.

 

명색이 대주주가 되어서 유상감자에다 LBO까지 해서, 기업의 자산을 빼먹으면서까지 돈을 받고 빠져 나가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일반적인 LBO 방식은 인수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인수대금을 지불하는 것인데 반해 이번 건은 나중에 자산을 팔아 지불하겠다는 계약을 한 것으로 봐서 LBO라기 보다는 일종의 외상거래로 보여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BIH가 굳이 외상거래까지 해가며 브릿지증권을 팔아 넘겨야 하는 속사정은 무엇인지 석연치 않은 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도 반발이 심합니다. 특히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는 BIH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잘잘못은 검찰의 조사에 의해 밝혀 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하튼 이러한 일련의 일로 인해 LBO 방식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LBO 방식 자체는 결코 ‘사기 행위’가 아니란 것을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LBO를 하게 되면 인수된 회사의 신용위험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는 기업 인수를 위한 한 방법으로 정상적인 금융거래입니다. 따라서 LBO 방식 자체에 대해 봉이 김선달 운운하는 것은 좀 어폐(語弊)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예? 자기 돈 별로 안들이고 회사를 그저 먹는데 그게 김선달이 아니고 뭐냐구요?

하지만 이 방식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며,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이미 LBO 방식으로 인수를 하신 분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어떤 면에서 그렇냐구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살 때 대출을 끼고 집을 삽니다. 자신의 신용이 아니라 매입할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집값을 치르는 건 아주 보편적인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이게 바로 M&A 시장에서의 LBO 방식인 거죠.

 

LBO는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나, LBO로 기업을 사는 것이나 자신의 신용이 아니라 앞으로 인수할 대상물의 신용을 가지고 돈을 빌려 인수를 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보면 여러분도 최첨단 금융기법을 사용하는 전문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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