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의식이 있다. 그들은 물이 없어 죽어가는 다른 식물에게 자신의 생명력을 나눠주기도 한다."

피터 톰킨스의 '식물의 정신세계'(정신세계사, 1993)에 나오는 말입니다. 스위스 생물학자 라울 프랑세 역시 "식물을 학대하면 격렬히 반발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면 진지한 경의심을 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리벽 사이에 있는 두 그루의 뽕나무에 각각 센서를 연결한 후 하나를 막대로 때리면 저쪽 나무의 전압 흐름이 덩달아 바뀐다는 국내 학자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경이로운 모습인데요.

상생의 측면에서 본다면 동물은 보다 적극적입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당국은 메인 스타디움을 확장하는 공사를 했습니다. 주변의 한 마을을 수용해 집들을 헐어내게 되었지요. 어느 날 인부들이 어떤 집의 지붕을 벗기다가 꼬리 윗부분에 못이 박혀 움직이지 못하는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인부들은 그 집 주인을 찾아 설명을 들었습니다. 주인은 이 집을 지은 지 3년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도마뱀은 3년간이나 이렇게 꼼짝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어떻게 생존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요? 다들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 사실은 곧 윗선에 보고됐고 작업은 일시 중단됐습니다. 사람들은 몸을 숨기고 망원경으로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먹이를 물고 와 그 불쌍한 도마뱀에게 먹이는 것이었지요. 알고보니 못에 박힌 녀석은 수컷, 먹이를 운반한 녀석은 암컷으로 서로 부부였습니다. 한갓 미물에 불과한 도마뱀의 사랑과 헌신에 모두 코가 찡해졌다나요.

독사들이 다른 동물과 싸울 때는 독을 사용하지만 동족끼리 싸울 때는 치명적 독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편 누군가와 크게 싸워 '독이 많이 오른' 사람의 입속 침에는 맹독 성분이 포함돼 있다지요.

인간의 독한 오만이 '상생의 관계'로 구축된 우주의 질서를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 사진은 성태현 시인이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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