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여 모든 사람들이 고무되어 있습니다. 신문 곳곳에서도 장미 빛 미래를 그리는 기사가 부쩍 눈에 많이 띕니다. 향후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며, 취해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폭탄의 뇌관처럼 해결되지 않고 우리를 괴롭히는 환율. 좀더 신중하게 지켜 봐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의 발언으로 장중 한때 원·달러환율 1,000원선이 깨진 적이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실로 7년여 만에 3자리수인 998.6원대의 환율을 기록했었죠. 이 영향으로 이날(2월 23일) 종합주가지수 역시 968.43으로 떨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의 발언은 다름아닌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달러 위주의 외환보유액을 유로화나 엔화 등 다른 통화로 다변화하겠다는 것이었죠. 물론, 한국은행이 즉시 수습에 들어가서 얼마 후 1,000원선을 겨우 회복했지만 그 파장은 심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다변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길래 가뜩이나 하락 일변도의 원·달러환율에 부채질을 한 것일까요? 

 

일전의 저의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4위입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손이 큰 고객중의 하나인 셈이죠.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외환을 달러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발언대로 달러를 다른 나라의 다양한 통화로 바꾸려 한다고 해보죠. 그럼 한국은행은 달러를 외환시장에다 내다 팔고 다른 통화를 사겠죠. 이렇게 되면 자연히 달러가 시장에서 흔해져 달러 가격이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이번 사태는 이러한 달러 가격 하락을 우려한 달러 보유자들이 외환시장에서 마구 달러를 팔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히 달러 가격은 더 떨어지고 환율은 폭락을 한 것이죠.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BOK(한국은행) 쇼크’라고 하며 떠들썩 했습니다. 사실 지금껏 이렇게 한국은행의 발언 하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만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가 봅니다. (물론, 그런 영향력을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겠죠.)

 

이번 ‘BOK 쇼크’는 미국 내에서도 자신들의 ‘쌍둥이적자’에 대한 내부 자성론과 부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부시 정부가 쌍둥이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무리한 달러화 약세 정책이 문제라는 것이죠. 이러한 약한 달러 정책에 맞서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이 필요이상의 달러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거죠. (달러를 시장에서 많이 사들이면 그나마 달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시아 국가 입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올라가고 자국의 통화 가격이 떨어져야 수출에 타격이 없을 것 아니겠습니까.)← 이부분 독자분의 지적으로 저의 오타를 정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발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대만 등의 나라가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이 보유한 달러를 모두는 아니지만, 일정부분이라도 팔아 치운다면 그 타격은 실로 치명적일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거죠.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미국의 약한 달러정책.

 

그 원인은 사실상 미국의 쌍둥이 적자에서 기인한다고 봐야 합니다. 그럼 쌍둥이 적자는 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떠한 피해를 주고 있는지 다음에 한번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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