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바람에 채권시장에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로 움직입니다. (저의 칼럼 ‘122. [증권] 헷갈리는 채권수익률, 펀드수익률  / 2003.08.19 04:24’ 참조) 따라서 채권금리의 급등으로 인해 채권가격이 급락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정이 이러니 채권에 투자했던 펀드들의 수익률은 바닥을 기고 있고 따라서 요즘 채권 투자하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라고 하더군요. 

 

이렇듯 채권투자는 시장의 금리변화에 엄청나게 민감하기 마련인데요. 채권투자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금리가 1% 올라감(또는 내려감)에 따라 채권가격이 얼마 정도 내려가는가 (또는 올라가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좀더 효과적으로 채권투자를 할 수 있겠죠.

 

이런 필요성에 의해 나온 개념이 ‘채권의 듀레이션(duration)’ 이라는 것입니다. 일단 듀레이션(duration)의 사전적 의미는 ‘계속, 지속’ 이란 의미입니다.

 

‘채권의 듀레이션’은 1938년 맥콜리(F.R.Macaulay)가 개발한 것으로 ‘현재가치로 환산된 채권의 가중평균상환기간(Weighted average maturity or the streams of payments)’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시 말해 채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해 만기까지 들어오는 원금과 이자(미래의 총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가치를 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시점까지의 기간으로 곱해서 가중 평균한 수치를 다시 채권의 시장가격으로 나눠준 값을 말합니다.

 









                      

 

 - ①

 

 

 단, CFt : t 기에 발생하는

             현금흐름

       t  :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기간

       r  : 유통수익률

      P  : 채권의 시장가격

 

위의 ①식을 보면서 좀더 쉽게 설명해 보죠.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돈이 들어 옵니다. 이를 채권의 현금흐름(Cash Flow)라고 합니다. ①식에서 ‘CFt’로 표시한 것입니다. 그럼 어떤 명목으로 돈이 들어 올까요? 우선 매기마다(보통 회사채의 경우 3개월에 한번씩) 정해진 이자를 받게 되죠. 그러다가 만기가 되면 이자뿐만 아니라 채권의 액면금액인 원금을 받게 되죠.

 

그런데 이렇게 미래에 받게 될 돈을 지금 시점에서 의미 있는 숫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가치로 할인을 해 주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미래에 받게 될 100원은 현재 가지고 있는 100원보다 가치가 떨어지겠죠. 따라서 현재의 의미 있는 값을 구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100원에 대해 현재가치로 할인을 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이죠.

 

채권으로부터 받게 될 현금흐름도 마찬가지죠. 현재 시점에서 의미 있는 숫자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가치로 할인을 해야 합니다. ①식에서는 ‘CFt /(1+r)t’가 이를 의미합니다.

 

그 다음은 이러한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해당 기간만큼 곱하여 가중치를 줍니다. 1차년도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가치가 80원이면 여기다 1을 곱하고, 2차년도의 현재가치가 76이면 여기다 2를 곱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해서 구한 값의 합을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해당 채권의 가격(P)으로 나누어 주면 이게 바로 듀레이션이 되는 거죠.

 

◆ 듀레이션은 현재가치 1원이 상환되는 데 소요되는 평균기간

 

자! 다음 식을 한번 보시죠.









‘(금액 × 기간)÷금액’ – ②

어렵게 쓰여진 듀레이션의 공식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②번 식과 같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금액’을 ‘금액’으로 나누었으니 이 식을 통해 나오는 값은 ‘기간’입니다. (물론, 듀레이션 공식에서 분자의 ‘금액’은 채권으로부터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이고 분모의 ‘금액’은 채권의 시장가격이죠.) 결론적으로 듀레이션 값은 채권의 시장가격(채권 투자액)의 현재가치 1원이 상환되는 데 걸리는 ‘평균기간’을 의미하는 값이 되는 거죠. 이게 바로 듀레이션의 본질적인 의미인 것이죠.

 

따라서 채권의 만기가 5년이라고 해서 5년이 지나야 자신이 투자한 돈을 모두 회수하는 게 아니란 거죠. 만약 이 채권의 듀레이션을 계산해 보니 4.5년이 나왔다면, 자신이 투자한 금액을 모두 회수하는 데는 실질적으로 4.5년이 걸린다는 거죠. (나머지 0.5년 동안 들어오는 돈은 투자한 돈에 대한 추가적인 수익인 셈이죠.)

 

결과적으로 듀레이션 값이 크면 클수록 투자자에게는 좋지 않은 것이죠. 왜냐하면 자신이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실질적인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니까 말이죠.

 

◆ 듀레이션은 금리변화에 대한 채권가격의 민감도를 측정하는 수단

 

한편 호프웰(Hopewell)과 카우프만(Kaufman)은 듀레이션 값이 높은 채권일수록 시장의 금리 변화에 채권가격은 더 크게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금리가 1% 올랐을 때 듀레이션이 2년인 채권의 가격은 2%정도 떨어지는 데 비해 듀레이션이 5년인 채권은 그 가격이 5%나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채권투자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듀레이션의 속성을 잘 활용해서 투자를 하고 있죠. 예를 들어 시장금리가 앞으로 내릴 것 같으면 듀레이션 값이 높은 채권에 미리 투자를 합니다. 그래서 금리가 실제로 떨어지면 다른 채권보다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가게 되니 많은 이득을 보게 되는 거죠. 반대로 시장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듀레이션 값이 낮은 채권에 투자를 하는 것이죠. 그럼 실제로 금리가 내리더라도 채권가격이 많이 떨어지는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엄동설한이라고 해도 추위를 피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어 이를 미리 준비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엄동설한을 더 잘 견뎌 나갑니다. 그러다 화창한 봄날을 맞이하는 거죠.

 

금리가 급변하는 것은 채권투자하는 사람 모두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외부적인 위험이죠. 엄동설한 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사전에 금리의 변화를 잘 예측하고 또한 이러한 듀레이션의 원리를 잘 활용하여 위험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지혜를 발휘 한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아는 것이 힘입니다. 최근의 채권금리 급등에도 더 많이 우는 사람과 그래도 잘 견뎌 나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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