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리인하 단행!!!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습니다.

 

자동차에 연료가 떨어져 좀체 움직이지 않습니다. 급한 마음에 주유구에 물을 갖다 붓습니다. 당연히 차는 꼼짝도 하지 않겠죠.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유구에 물을 부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물로는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는 겁니다. 엔진을 다시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기름이 필요한 것입니다. 멀리서 보면 물과 기름은 같은 액체라 혼동하기 쉬워도 차 주인이 그걸 몰라서는 안 되는 겁니다. 문제는 목이 말라 있는 게 아니라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럼 같은 액체라도 물이 아니라 기름을 구해다 부어야죠.

 

그런데 여전히 열심히 물을 길어다 나르면서 ‘조금만 기다려 봐! 자동차가 곧 움직일 거야!’ 라며 땀을 뻘뻘 흘립니다.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인하한 것이 마치 물을 길어다 주유구에 붓는 것과 같은 이치라 생각합니다. 물론 교과서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경기가 침체할 때는 금리인하 정책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금리가 인하되면 싼 이자로 돈을 빌려 뭐든지 하려고 달려 들 테니 내수도 진작되고 투자 활동도 활발해져 경기가 살아나는 거죠.

 

하지만 지금 사정은 좀 다릅니다. 언뜻 보면 금리 인하 정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콜금리 인하에 민감하게 움직였던 증시도 이번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증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나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습니다. 

 

지금의 내수 경기 부진이나 기업의 투자 위축의 원인이 금리가 높아서,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란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더 이상 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의 촉매로 작용하기 힘든 게 요즘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금리인하가 물가에 부담만 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한은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거죠. 저의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한은은 얼마전 콜금리 동결을 하면서 당분간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기침체도 문제이지만 물가인상도 좌시할 수 없다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한지 한달 남짓 지난 후 한은은 금리를 내린 것입니다. 주위에선 재경부의 요구에 굴복한 거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정책이 권위를 가지고 제대로 시장에 먹혀 들겠습니까!!

 

한쪽에서는 세제개편을 통해 부동산 투자를 억제(자산가치 하락)하겠다며 떠들썩한데 다른 한쪽에선 금리를 인하하고 있으니(자산가치 상승) 정말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엔진이 움직이지 않는 한국경제에 딱 맞는 연료를 주유구에 부어 넣을 수 있는 일관되고 소신 있는 금리정책이 아쉬운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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