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로 인해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당장 자동차 연료비가 장난이 아닙니다. 지난해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당 1,280원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리터당 1,330원까지 올랐으니 말이죠.



자동차야 연료비가 오르면 대중교통 이용하고 가까운 곳은 좀 걷고 하면 되지만 정작 걱정인 것은 우리 경제 구조 자체가 고유가로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럼 기름값 왜 오르는가?



실제로 국제유가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 수입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1998년 $10.46/배럴 이었던 것이 2004년 10월 현재 $38.25/배럴 까지 올랐습니다.



그럼 기름값은 왜 오르는 걸까요? 물론,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린다는 겁니다. 제 아무리 가격을 낮추려고 해도 쓸 데는 많은데 남아 있는 물량이 부족하다면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는 거니까요.



현재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8월 현재 OPEC의 일일 생산여력은 103만 배럴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라크가 72만 배럴이므로 이라크를 제외할 경우 생산여력은 31만 배럴에 불과한 상황이죠.



그런데 2002년부터 2004년 6월까지 OPEC의 일일 생산여력이 최저 200만에서 최고 700만 배럴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풀(full)로 가동해도 이제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이 충분한 원유 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조선일보 최성환 전문기자의 강연 中)



특히 중국이 장난이 아닙니다. 세계 제 2위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이 1999년 이후 약 4배에 가까운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니 그 불안은 더욱 더 커지고 있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적인 투기세력까지 뛰어 들어 원유 가격에 거품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니 기름값이 안 오를래야 안 오를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름값 오르면 우리 경제 어떻게 타격 받나?



요즘 우리 경제에서 제일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가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입니다. 경제 성장률은 떨어져 가뜩이나 앞이 안 보이는 데, 여기다 물가까지 올라서 살기 힘든 그런 상황 말입니다.



얼마 전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2004년 10월)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 당 10달러 상승하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34%포인트 떨어지게 되고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오히려 플러스(+) 1.7%포인트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동안 우리가 수입해 온 원유의 평균 유가가 배럴 당 27달러였는데 올해 수입한 평균 유가는 배럴 당 35~36달러나 된 것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高유가가 GDP 성장률 하락과 소비자 물가 상승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야 말로 전형적인 ‘스테그플레이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정작 우리는 기름을 아껴 쓰는가?



그런데 이렇게 경제적인 타격을 받으면서 수입해다 쓰는 금쪽 같은 기름을 우리는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을까요? 불행히도 대답은 ‘아니올시다’ 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2002년 발표한 ‘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을 보면요. 일본이 0.09이고 독일 0.13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무려 0.3이나 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같은 GDP를 창출하는 데 쓰는 에너지 소비량이 일본이나 유럽은 효율적인 반면 우리는 상당히 낭비를 하고 있다는 거죠.



안 그래도 비싸진 기름을 들여 다가 제대로 사용까지 못하고 낭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정신이 약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우리 산업 구조가 아직까지는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이라는 데 있습니다.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유가는 계속 오르고 여기에 에너지는 효율적으로 사용 못하는 상황. 이런 문제점을 우리 스스로가 인식하는 데서부터 경제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위기는 위기라고 인정할 때 현실감각이 생기고 해결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