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미디어가 인터넷 음악포털 업체인 벅스뮤직(www.bugs.co.kr)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음반 업체간의 저작권 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로서 그 동안 저작권 침해 문제로 시끄러웠던 벅스뮤직의 문제는 그럭저럭 일단락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의 정보나 지식을 쉽게 복제하고 전파하는 게 가능한 네트워크 세상에서 여전히 저작권 침해 논란은 계속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넷 상에서의 정보 무료 유포, 불법인가? 합법인가?



그럼 인터넷환경, 네트워크 세상에서 무료로 음악이나 다른 지식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불법일까요? 합법일까요?



많은 네티즌들은 불법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원래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무료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場)인데 이를 이용해 유료화를 하는 쪽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다는 거죠. 순수한 정보공유를 상업화 시키려 한다고 말이죠.



사실 이 말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오늘날의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 역시 어떻게 하면 일반 사람들도 공짜로 고급 정보에 접속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해서 `월드와이드웹(www)`을 만들었다고 하니 말이죠.



하지만,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해서 음악을 만들고, 자신만의 노하우, 지식을 정리해서 전파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과도한 무료화의 강요는 창작 의욕을 꺾을 수 있다고 반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누구는 열심히 만들고 누구는 공짜로 향유하느냐? 이게 바로 사적 재산인 저작권의 침해가 아니냐고 말이죠.



이에 대해 논란은 아마 상당기간 계속될 것입니다. 저도 책을 쓰고 칼럼을 기고하는 사람으로서 후자의 의견에 더 비중이 실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자의 의견을 무조건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절대적으로(absolutely)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죠.



과연 정보나 지식에 가격을 매길 수 있나?



그럼 정보란 경제적 관점에서 과연 뭘까요? 정보,지식이란 게 정말 가격을 매겨서 팔 수 있는 경제재(經濟財)일까요? 여기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를 해보겠습니다.



신선하고 달콤한 수박이 먹고싶어 수박 가게에 갔습니다. 한쪽 수박은 ‘1개 2만원’이라고 적혀 있고 다른 한쪽은 ‘2개 2만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게 주인에게 물어 보았죠.

“아니, 제가 보기엔 두 수박이 똑 같이 보이는데, 왜 한쪽 수박은 1개 2만원이고, 다른 쪽 수박은 2개 2만원인가요?”

그러자 가게 주인은 이야기 합니다.

“아. 이쪽은 오늘 아침에 산지에서 직송된 거라 신선하고 달콤하기 때문에 1개 2만원이고요. 저쪽 건 사실 한 달이나 지났거든요. 그래서 헐값으로 내놓은 거예요.”

자! 저의 목표는 몇 개의 수박을 사느냐가 아니라 신선하고 달콤한 수박을 먹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수박이란 과일의 특성상 구매를 해서 쪼개보기 전엔 그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고민을 합니다. 그러다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2개 2만원짜리 사다가 맛없으면 어떡해. 1개 2만원짜린 가게 주인아저씨가 오늘 산지에서 직송된 거라고 하니 그 말을 믿고 이걸 사야겠군.”



위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 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수박 이야긴 왜 하느냐구요? 잘 들어 보세요.



분명 어느 수박이 더 신선한지에 대한 정보는 제가 아니라 가게 주인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게 주인의 신선한 수박에 대한 정보자체는 어떻게 유료화를 할 수가 없죠. 만약 저에게 어느 수박이 더 신선한지 사기 전에 정보를 알려 줄 테니 정보 사용료를 천원정도 내라고 한다면 저는 “이 아저씨 순 사기꾼이군”하고 불쾌하게 생각하며 그 가게를 떠났을 겁니다. 그렇다고 정보란 게 가격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없을까요? 그것도 어느쪽이 신선하고 달콤한 수박인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인데 말이죠.



여기서 수박 가게 주인의 현명함이 돋보입니다. 그는 다른 방법으로 정보에 가격을 매겨서 파는 방법을 고안한 거죠. 원래 일반 수박의 적정가격은 개당 1만원이고, 신선한 수박의 경우 개당 1만5천원이라고 해보죠. 하지만 그 가게 주인은 신선하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이 정보는 가게 주인만 알뿐이지 저는 모릅니다.) 수박에다 정보에 대한 대가를 5천원 더 붙여 개당 2만원에 팔고 있는 것입니다. 신선하고 달콤하다는 정보를 들은 저의 입장에서는 돈을 좀 더 주더라도 개당 2만원짜리 수박을 구매한 거죠. 쪼갠 후 실망하는 것 보다는 안전이 보장된 쪽을 선택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신선한 수박이라는 정보 그 자체에는 가격을 붙이기 쉽지 않지만 수박이라는 특정 상품에 ‘+알파’를 시키는 방법으로는 가능하다는 겁니다. 가게 주인은 돈 더 벌어 좋고, 저는 안심해서 좋고… 그야 말로 윈-윈이죠.



관심의 경제학 !!!



이런 이야기는 1997년 마이클 골더하버(Michael H. Goldhaber)의 ‘관심의 경제학(The Attention Economy: The Natural Economy of the Net, 1997)’이란 논문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그는 경제학이란 자원의 희소성을 어떻게 사용하는 가를 연구하는 학문인데 최근의 인터넷 공간에서의 정보는 희소한 것이 아니라는 거죠. 인터넷 공간에서 정보는 넘쳐 나고 오히려 희소한 것은 이를 봐주는 사람들의 관심(Attention)이라는 거죠. 따라서 인터넷 공간에서의 자원은 ‘정보’가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이며, 무료화라고 해서 정보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미 사람들은 관심이라는 자산을 지불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인터넷 환경에서는 저작물이란 그 자체로 소유권을 행사하여 경제적 보상을 구하는 대상물이 아니라, 이용자들과 관계를 맺는 도구나 수단으로 변용하여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즉, 이 말도 정보 자체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로 인해 모여진 사람들의 관심을 이용한 다른 도구나 수단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보는 분명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가격으로 측정되어 거래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보 자체를 무슨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 듯이 팔 수 있는 상황은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 우리 정서에서는 말이죠. 현실이 그렇다면 이를 활용하여 사는 사람도 기분 좋고 파는 사람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현명한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저작권 문제나 정보 유료화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논쟁도 진행되어야 겠지만,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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