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 ‘인생에서 늦어도 상관없는 것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결혼과 죽음이다’ 라는 말이 있다. 몇 년 전에는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박명수가 개그 소재로 활용, 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탈무드의 글귀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결혼에 대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는 충고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결혼이란 무조건적인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조건을 따지며 해야 하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장기적인 경기침체, 극심한 취업난, 고용 불안정을 겪고 있는 지금 우리네 현실에 더욱 들어맞는 격언이 아닌가 싶다.

사랑 하나만 믿고 결혼하기에는 감수해내야 할 것,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아서 우리는 점점 결혼을 미룰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실제로 통계청 발표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평균 결혼 연령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고, 결혼 건수 자체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물학적 출산 적령기(23~24세)를 훨씬 지나서 혼인하는 경우가 많아 출산 후 산모와 아이의 건강염려를 비롯해 저출산이라는 사회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알바천국과 파인드잡은 결혼에 대한 요즘 여성들의 의식이 어떠한지 알아볼 필요성을 느꼈고, 전국 25세 이상 여성 1,2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여성들이 생각하는 결혼 적정 나이는 ‘29~30세’가 28.2%를 차지해 1위에 올랐으며, 2위는 근소한 차이로 ‘31~32세(25.9%)인 것으로 나타났다.

1, 2위 수치를 합하면 여성 절반 이상이 서른 전후에 결혼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2014년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이 29.6세(출처: 통계청)임을 살펴봤을 때 대체로 여성들이 자신이 적정하다 여기는 연령대에 결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27~28세’(19.3%), ‘33~34세’(13.5%), ‘35~36세’(5.7%), ‘25~26세’(3.8%), ‘39세 이상’(2.3%) 순으로 응답을 보여 20대 초, 중반을 결혼 적정 나이로 보는 여성들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20대보다 30대가 압도적으로 서른 이후의 결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30대의 63%가 ‘서른 살 넘어서 결혼하는 것이 좋다’라고 응답 한 것에 비해 20대는 39.2%에 그쳤다.

그렇다면 이처럼 여성들이 결혼을 늦추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자신만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가 정확히 50%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으며, ‘결혼 비용 마련 시간 필요’(19.9%), ‘커리어 문제’(10.9%), ‘안정적이지 못한 직업’(10.8%), 기타(8.6%) 순으로 응답을 보였다.

특히, ‘자신만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20대(45%), 30대(50%), 40대(58%) 순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많았다.

반면,  ‘커리어와 경제부담’에 관해서는 20대가 48.7%로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38.7%), 40대(35.2%) 순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적었다. 이는 젊은 여성일수록 경제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고,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옛말에 ‘사람은 나이를 불문하고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혹자들은 이러한 말이 빨리 결혼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일단 결혼부터 하라니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결혼도 행복하기 위해 하는 일이다. 탈무드의 말처럼 조금 늦더라도 본인 스스로 가장 준비됐을 때 결혼하는 것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지름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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