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의경


 

오는 6월부터 주식시장의 상한가 하한가 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됩니다.

 

지난 4월 29일, 한국거래소는 가격제한폭 확대(15%→30%)와 시장안정화 장치 정비를 위한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파생상품시장의 업무규정개정안을 금융위원회에서 승인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적변동성 완화장치나 서킷브레이크의 단계적 발동 등의 제도가 도입됩니다만, 그 중에서 주식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상하한가 가격제한폭의 30% 확대’겠죠.

 

그렇지 않아도 화끈한 걸 좋아하는 우리네의 정서에 부응하기라도 하듯이,

기존에는 10,000원짜리 주식이 당일 상한가를 치면 약11,500원이 되던 것이 앞으로는 13,000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주식 할 맛 난다고 할 수 있겠죠. 물론, 하한가도 30%이니 당일 하한가라도 치게 되면 이제는 8,500원이 아니라, 7,000원으로까지 빠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간과해선 안되겠지만 말입니다.

 

이번 상하한가 가격제한폭 확대를 두고 거래소에서는 “상한가 굳히기 등의 시세조종이 어려워져 불공정거래행위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들은 매매손실 확대 우려로 급격한 가격변동 종목에 대한 비이성적인 뇌동매매를 기피하게 됨으로써 기업가치에 기반한 정석투자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 비이성적인 것을 추구하는 시장이 주식시장이다

 

하지만 무척이나 안타깝게도 거래소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것을 기피하기 보다는 오히려 비이성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면 하한가를 맞을 경우 주가가 더 큰 폭으로 빠질 수 있으니 비이성적으로 뇌동매매를 기피할 것이라는 말은 좀 어폐가 있는 듯 합니다. 반면, 가격제한폭이 확대되어 상한가를 맞게 되면 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를 테니 비이성적으로 뇌동매매를 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 보입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경기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은데 시장에 풀린 돈이 갈 곳을 잃어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전형적인 유동성장세에서는 비이성적인 심리가 발동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보여집니다.

 

 

♠ 빨라진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서 더욱 집중하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상하한가 가격제한폭 30%로의 확대는 마치 경부고속도로를 200km로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존에 110km 제한속도에 답답해하던 운전자들 입장에서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운전을 하시는 분이라면 다 압니다. 200km가 얼마나 무서운 속도인지 말입니다.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엄청난 긴장과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의 비유가 다소 과장되었거나 극단적인 비유일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기존의 룰과는 달라질 것은 분명합니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6월이면 시행이 됩니다. 지금 와서 좋으니 나쁘니 투덜댈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욱 빨라진 속도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는 더 많은 긴장과 주의를 기울이며 투자하는 방법론에 더 신경을 써야겠지요. 이왕 주식투자를 할 것이라면 말입니다.

 

아울러, 도입 초기인데다 비이성이 작용하는 작금의 유동성장세에서는 아마 화끈한 장세가 여지 없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그러다 혼란의 과정을 겪고 익숙해지면 그때서야 시장은 다시 안정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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