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가장 첫번째 단계가 ‘빚을 없애라’ 입니다.


아무리 어떠한 변명을 대더라도 지금 자신에게 빚이 있다면, 이를 해결하지 않는 한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은행연합회의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용불량자가 3백만명을 넘어섰다고 하죠. 이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3%이며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 증가율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5천명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를 하겠다고 아둥바둥하고 있지만 그 첫번째 단계조차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거죠.




또한 신용불량자의 60%에 해당하는 사람이 카드연체로 인한 신용불량이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줍니다. 신용카드는 개인이 손쉽게 외상을 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하며 효율적인 제도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자본주의의 어쩔 수 없는 모순이 들어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돈의 개념은 점차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동전, 지폐에서 수표, 신용카드 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자화폐까지 등장해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돈들이 너무 많습니다.




재러미 리프킨은 이라는 책에서 ‘사이버 경제에서는 돈의 이동성은 갈수록 커지고 물질성은 줄어 든다’고 말합니다. 또한 ‘돈의 물질성이 줄어들면서 저축은 감소하고 개인 부채는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가만 보면 신기하기 짝이 없는 ‘외상’이라는 개념이 개인에게 사용되기 시작된 것은 미국의 경우에도 불과 200년이 채 안 된다고 합니다. 처음엔 백화점 우량고객에게만 ‘지불특혜’를 주던 것이 급속히 발전하게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 오면서부터 입니다. 백화점 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축음기나 피아노 같은 고가품을 살 때 값을 나누어 치루도록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게 바로 ‘할부판매’의 시초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한 신용 대출전문가는 ‘외상’을 비꼬면서 ‘이 요술과 같은 단어가 있기 때문에 미국 국민은 빈 주머니로 시내에 가서 한 보따리 가득 사치품을 싸들고 귀가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팽창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필요이상의 상품을 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고민의 결정체가 바로 신용카드입니다. 1949년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외상’으로 먹게 하기 위해 고안된 다이너스클럽카드(Diners Club Card)가 만들어 지면서 신용카드는 현재까지 자본주의의 유력한 지지자의 역할을 해오고 있죠.




이제는 누구나 신용과 외상에 익숙합니다. 그 폐해의 결정체가 바로 신용카드입니다.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생각해야 할 정부도 이러한 신용카드 사용을 막지 못했습니다.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 감히 누가 신용카드의 사용을 욕하겠습니까? 신용카드의 폐해는 그저 소수의 의견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저를 반자본주의적인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군요. ‘신용’이란 개념을 너무 평가절하한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닙니다. 이것은 이제는 익숙해진 ‘불조심 이야기’와 마찬가지입니다.




원시시대 처음 불을 발견했을 때 이로 인해 인간은 상당한 힘을 갖게 되었죠. 따라서 불은 신앙의 대상이요.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조로아스트교(Zoroastrianism) 같은 불을 숭배하는 종교까지 생겼겠습니까? 만약 조로아스트교가 번창했던 고대 페르시아에서 불조심을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아마 불경죄로 죽임을 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누구나 불의 고마움을 알지만 그와 동시에 불의 폐해를 잘 알기 때문에 불조심을 하자고 말하는 것을 당연시 합니다.




신용카드 사용도 마찬가지죠. 어쩌면 외상이나 신용을 사용하는 것이 자본주의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든 계기가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 이상으로 소비를 하게 되고 그에 따라 기업은 더욱 성장하여 많은 사람을 고용했고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많은 소득을 하게 되어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하게 된 것을 부인할 수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 성장해온 자본주의의 뒷면에는 신용카드 과다사용, 신용불량자 양산 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잉태했습니다. 신용카드의 사용이 그 동안 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했을 지는 몰라도 자신이 부자가 되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되어 왔으니까요.




지금 부자로 살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이 하는 말은 바로 이것입니다.




‘빚을 지지 말아라.’




하지만 사람들은 오늘도 빚을 지고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소득 이상의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죠. ‘2 빼기 3은 마이너스 1’이란 건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산수 문제인데 유독 재테크에서만은 그걸 잊어버리나 봅니다. 그러면서 대박이 터지는 어떤 획기적인 재테크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또’와 같은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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