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을 취재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뮤추얼펀드를 처음 도입하고 언제나 증권가에 최초와 최고의 신화를 일구어낸 그가 즐겨 사용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돈을 벌려면 항상 소수의 편에 서라.”




가치투자의 달인인 워런버핏(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은 닷컴열풍이 불던 시기에 아마존닷컴 같은 인터넷 닷컴기업에는 전혀 투자를 하지 않고 전통적인 산업에만 투자를 해서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죠.




또한 최고의 투자가로 손꼽히는 존 템플턴의 경우에도 1939년에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 1달러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는 주식 104개에 투자를 해서 큰 수익을 거둔 일화로 유명합니다.




워런버핏의 경우에도 당시 인터넷 닷컴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자, 사람들은 ‘그는 다가오는 신경제 질서에 편입하기를 꺼려한다. 이젠 그의 감각도 한물 갔다.’ 하며 비아냥거렸고, 템플턴이 전쟁 발발 후 주식투자를 했을 때도 사람들은 ‘지금 전쟁이 나서 한치 앞도 바라보기 힘든데 무슨 투자냐?’ 하며 만류를 했습니다.




박현주 회장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IMF 이후 한때 시중금리가 30%를 육박했을 때라고 합니다. 박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서 30%이상의 금리가 형성되는 것은 불가능해. 금리는 이제 곧 떨어지고 말거야!’ 라고 생각하며 바로 채권에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결과는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죠.




그 당시 금융시장의 한가운데 저도 있었습니다만… 저와 비슷한 평범한(?) 사람들은 모두 ‘어디 금리 더 많이 주는 예금은 없나?’ 하고 예금상품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과 대조되는 일입니다.




이쯤 되면 ‘소수의 편에 서라’는 박회장의 말은 일견 이해가 갑니다. 이를 ‘여러 사람이 우르르 몰리는 곳에 먹을 게 없다’는 의미로 해석해보며, 재테크에 뭔가 중요한 노하우를 배운듯하여 뿌듯해집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재테크가 쉽게 될까요?




당장 우리는 어느 소수의 편에 서야 할지 헷갈립니다.




여러 사람이 몰리는 쪽이야 신문이나, 경제지의 재테크 면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지만요. 그 ‘소수의 편’ 이란 건 한두 곳도 아닐 텐데 그 중에서 실제로 돈이 될만한 곳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재테크(財Tech)란 재산을 불려나가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술’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일반적으로 기술에는 그 단계에 따라 견습공이 있고 숙련공이 있습니다. 물론, 그 보다 훨씬 위에는 영어로 대가(大家)라는 의미의 마스터(Master)가 있죠.




그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기술은 연마한지 1년이 채 안 되는 사람이 마스터가 될 순 없습니다. 심도 깊은 이론과 풍부한 경험이 몸에 배지 않으면 마스터가 될 수 없는 거죠. 여기서 기술(technique)은 예술(art)과 다른 것입니다. (물론, 영어에서 Art 는 기술이란 의미로도 쓰이기 때문에 전 항상 불만이지만요..)




예술의 경우,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을 못 쫓아 가죠. 이는 영화 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맨날 술이나 먹고 여색이나 밝히지만 훌륭한 작품을 내어 놓는 천재적 예술가 모짜르트를 질투한 노력파 예술가 살리에리의 고통을 보면서 예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느끼게 되죠.




하지만 다행히도 기술의 경우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이론적으로 무장하고 실전경험을 익히면 누구나 마스터가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재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워런버핏이 그 당시 닷컴기업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아니겠죠. 그 돈으로 닷컴기업은 아니지만 실적이 좋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여 가치투자를 했기 때문에 돈을 번 것입니다. 워런버핏은 여러 종류의 ‘소수의 편’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가치투자를 선택한 거죠. 만약 그가 투자에 대한 이론적 지식이나 경험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요?




박현주 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그가 아무런 지식이나 경험이 없이 ‘우리나라 경제상황상 금리가 30% 보다 더 올라 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까요?(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라면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IMF 당시에 그런 냉철한 판단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돈을 벌려면, 책을 많이 읽어라’ 박회장도 독서광이었다고 합니다. 존 템플턴의 경우에도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할 때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에도 책을 읽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물론, 소설책이나 만화책도 좋은 책이겠지만, 저는 미래를 볼 수 있는 경제경영 서적을 권하고 싶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의 이라든지 마이클 만델의 , 윤석철교수의 등의 책은 꼭 권하고 싶습니다. 예? 재테크에 필요한 책은 ‘무슨 무슨 대박신화’, ‘OO해서 10억 모으는 방법’ 하는 식의 책이 아니냐구요? 물론, 이런 책도 읽어 보실 필요는 있겠죠. 하지만 기술을 익히기 위해선 단편적인 매뉴얼 책자도 필요하지만 이를 미래에 응용하는 혜안을 기르기 위한 책이 더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참! 지금 이 글을 읽으시면서 간혹 몇 분은 이런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군요. ‘금리가 30%이상은 오르지 않을 것이란 것과 그 때문에 채권에 투자했다는 건 어떤 상관관계가 있지?’ 하고 말이죠.




만약 그런 부분에 이해가 가시지 않는다면, 자신의 재테크 이론의 수준을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비례합니다. 따라서 금리가 가장 높을 때 채권가격은 가장 싸고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은 오르게 마련이죠.




박회장은 그걸 알고 실천에 옮긴 거죠. 물론, 저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죠. 하지만 이론만 알지 실제 경험이 몸에 배지 않은 사람들은 기회가 와도 행동으로 옮기질 못하는 거죠.




재테크 세계에선 이론과 실전경험이 균형을 이룰 때 박회장과 같은 마스터가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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