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수익증권界의 삼국시대가 있었으니 대투, 한투, 국투가 중원을 평정하기 위해 열심히 치고 받던(?) 삼파전이 치열했던 시대였죠. 그러다, 후발 투자신탁회사가 생기고 국민투자신탁은 현대투자신탁으로 바뀌고 하면서 지금은 수익증권界의 춘추전국시대쯤 되는 것 같습니다.




하기야 뭐든지 플레이어(Player)가 많아야 서비스도 좋아지고 시장도 발전하는 것이니 소비자 입장에서야 오히려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암튼 그 옛날 삼국시대엔 대한투자신탁, 한국투자신탁, 국민투자신탁이라고 불리던 빅3가 지금은 대한투자신탁, 한국투자신탁 이라는 회사명 끝에 ‘운용’ 또는 ‘증권’ 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다니더라구요.




‘96년 들어서 수익증권의 판매가 증권사에서도 가능하게 된 이후 정부에서는 수익증권을 운용하는 운용사와 이를 판매하는 판매사를 엄격하게 분리하기로 했죠. 원래 자기가 만들어 운용하면서 자기가 팔기 까지 하면 수익증권의 투명성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후발 투자신탁은 만들어 질 때부터 운용만 하는 ‘투자신탁운용’이라는 회사로 시작했죠. 그리고 이 수익증권의 판매는 증권회사가 전담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문제는 삼국시대를 호령했던 빅3였습니다. 그들은 예초부터 운용과 판매를 같이 해왔거든요… 그래서 정부에서는 이를 운용만 담당하는 ‘투자신탁운용’과 판매만 담당하는 ‘투자신탁증권’으로 나누도록 했죠. 그리고 그 간판에도 반드시 ‘운용’과 ‘증권’을 구분해서 표시하도록 규정했답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뒤에 운용사는 ‘운용’이란 단어를 붙이고 다니게 되었죠. 물론, 여러분이 한투의 수익증권에 가입하러 가신다면 ‘한국투자신탁증권’으로 가시게 되겠죠.




원래 투자신탁운용회사는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서 이를 대신하여 주식, 채권 등의 유가증권에 투자하여 거기서 생기는 수익을 최초의 투자자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하는 회사죠.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을 투자신탁운용회사에 믿고 맡겨야 하는데 이 때문에 투자신탁운용회사에서 다루는 금융상품을 `신(믿을 信)탁(맡길 託)상품`이라고 합니다. 신탁상품으로 대표적인 것이 수익증권이죠. 이러한 투자신탁운용회사는 `증권투자신탁업법`에 의해 설립되며 그 상호도 `투자신탁` 또는 `투자신탁운용`이라는 문자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금융기관도 마찬가지 인데, 예를 들어 은행법에 의해 설립된 은행의 경우에도 그 상호에 `은행`이란 문자를 넣도록 되어 있죠. 증권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언뜻 보면 당연한 것 같지만 여기에도 사실은 의미심장(?)한 이유가 있답니다.




원래 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것은 사람입니다. 이를 법률 용어로 `자연인(自然人)`이라고 하죠. 하지만 회사와 같이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과 같이 법에 의해 권리와 의무를 부여 받는 기관을 `법인(法人)`이라고 하죠. 법에 의해 규정되어진 사람이란 뜻이죠. 이러한 법인 중에서 상법상으로 규정되어지는 회사로는 유한, 합자, 합명, 주식회사가 있습니다. 금융기관의 대부분도 상법상의 주식회사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주식회사는 법에 의해 그 상호에 어떠한 특정 문자를 사용하도록 규정하지 않습니다. 자유경제를 표방하는 자본주의에서 회사의 상호까지 법으로 규정해서야 쓰겠습니까? 그래서 종합상사인 경우 현대는 `현대종합상사`라고 하지만, LG의 경우 `LG상사`, 삼성의 경우는 `삼성물산`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금융기관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금융기관은 경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돈의 수요와 공급을 중개해주는 역할을 하죠. 따라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그러므로 그 설립에 있어서도 상법보다 상위 개념인 은행법이라든지, 증권거래법, 증권투자신탁업법,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의 특별법을 만들어서 설립을 허가해주고 규제도 하게 되어있죠.




그 만큼 금융기관이 하는 일은 중요한 일인 거죠. 그래서 일반인들이 언뜻 보기에도 그 금융기관은 무슨 법에 의해 어떠한 일을 담당하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구분이 가게끔 자신의 상호를 명명하도록 규정을 해 놓은 거죠.




그리고 이러한 법에 의해 허가를 받지 못한 일반회사는 이러한 특정 상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해 놓은 거죠. 만약에 그런 법이 없다면 아무나 은행의 요건을 갖추지도 않았는데 `ㅇㅇ은행` 이라고 간판을 걸고 열심히 예금받아서 챙겨 들고 잠적할 수가 있는 거죠. 사람들은 간판에 `은행`이라고 써졌으니 영락없이 진짜 은행인지 알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듯 법으로 규정된 금융기관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상법상 일반 회사지만 금융기관이 하는 일 비슷한 것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 유사 금융기관입니다. 옛날 ‘무슨 무슨 파이낸스’라 해서 신문지상을 떠들석 하게 한거 기억나시죠. 이러한 유사 금융기관에 대해선 다음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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