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고 있는 곳의 길옆에는 떡볶이와 오뎅을 파는 포장마차가 한 대 있다.

생긴지가 아마도 8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이제는 제법 손님들이 꾸준히 많은

안정된 장사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가끔 점심을 거르거나 할때는 그곳에서 이천원어치나 삼천원어치 정도의 떡볶이를

사서 먹곤 하는데, 맛도 좋고, 주인 아주머니의 넉넉한 씀씀이덕분에 매번 튀김하나

정도는 그냥 덤으로 얻어오곤 했었다.

어제는 저녁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서, 9시가 넘은 시각에 포장마차를 들러서

떡볶이를 사려고 갔었다.

포장마차 앞으로 막 들어섰을 때, 노숙자 한 명이 갑자기 내옆으로 나타났었다.

어디선가 얻은듯한 종이컵 하나를 아주머니에게 불쑥 들이대며 아무말없이 서있는

그분에게 아주머니는 오뎅국물을 담아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오뎅두 하나 먹어요..자 어서..



노숙자는 말없이 받아들며, 검게 그을린 얼굴을 꾸벅 조아리며 감사의 표시를 하고는

포장마차에서 사라졌었다.

난, 그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아주머니를 바라보았었다.



– 가끔 불쌍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국물만 얻으러 오는데, 돈있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돈없는 사람들은 국물 한 컵도 애틋하거든요..



아주머니는 대수롭지 않은듯이 웃으면서 내게 이천원어치의 떡볶이를 포장해주었다.



먹는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오뎅 하나를 그냥 주는 아주머니의 마음은

며칠 전 내가 했던 행동을 너무나도 부끄럽게 만들었었다..



며칠전, 꽃을 사러 온 손님이 있었는데, 정말 여유가 넘쳐나는 사람같이 보였었다.

그손님은 내게 가격은 만원어치를 원하면서, 품질은 만원 이상의 것을 바랬었다.

요즘처럼 꽃장사가 잘 안되는 때에는 만원어치의 상품도 감사한 일이지만, 꽃다발을

만들면서, 손님의 너무 큰 바람은 부담스러운 요구로 여겨졌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손님에게 물었다.



– 손님, 더 좋은 상품을 원하신다면 가격을 좀더 올려서 사가시면 더 좋으실텐데요?



손님은 나의 말이 썩 달갑지 않았던지, 그냥 미소만 지으며 기다릴 뿐이었다.

손님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아내가 결혼기념일이 되면 꼭 꽃을 사다 달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으니

이번에는 사오지 않아도 된다며, 이번만큼은 마음으로 꽃을 받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님은 일년에 한번씩 선물해오던 것을 안할 수는 없어서, 만원어치의 꽃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가격은 만원이지만, 마음만큼은 그이상을 표현하고 싶어서

내게 그런 부탁을 했다며, 다음에 더 좋은 것을 사러 오겠다고 덧붙였다.



순간, 내마음속에는 내가 손님에게 팔려고 했던 것은 그저 만원어치의 상품이었었구나

…라는 미안함과 창피함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처음 꽃을 팔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내마음속에는 언제나 가격과 상관없이 기쁨을

선물하는 전달자가 될거라는 다짐을 했었는데, 나는 언젠가부터 꽃을 사러오는 손님에게

기쁨과 소중함을 주는 대신, 주는 돈을 받고 상품을 파는 사람이 되어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그분에게 죄송한 마음에, 다음번에도 꼭 오시라며 감사히 만원을 받아들며, 내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는 많지 않다.

기쁨을,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어 질때에 그 원인은, 어떤것이든 꽃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기쁨의 대상이 된다.



떡볶이 아주머니의 노숙자에게 주었던 오뎅꼬치 하나는 내가 만들었던 만원짜리 꽃다발

보다는 훨씬 아름답고 소중한 꽃한송이 처럼 느껴졌던 그런 날이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