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꽃관련 잡지에 작품 개제 의뢰를 받은적이 있었다.

한여름에…꽃을 예쁘게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일이다.

왜냐하면 여름에는 봄이나 가을만큼 예쁜 꽃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고민해도 떠오르지 않는 디자인 생각에 우연히 며칠전에 사다놓은 수박이 눈에 띄었다.

 

언젠가 외국의 어느 작가가 과일을 이용한 플라워디자인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원래 과일과 꽃은 함께 놓으면 안된다.

그이유는, 사과와 같은 과일의 경우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가스 때문에 꽃이 시들어버리기 때문이다.그래서 밀폐된 공간안에는 과일과 꽃을 절대로 함께 놓지 말아야한다.

사과보단 덜하지만 수박 역시 과일인지라,나는, 열심히 수박의 속을 덜어내고 항아리 모양으로

속을 만들었었다.

 

수박은 수분이 많은 과일이라, 속을 덜어내고도 충분히 속에는 물기가 남아있었다.

(조금 부족한듯해서 물을 조금 더 부어주었다)




마침내, 화기가 하나 완성되었었다.

 

덜어낸 수박의 속은 화채를 만들어 먹고, 그껍데기는 화기로 이용해버린것이다.

 

 

 



  





꽃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어지는 것 중에 하나가 화기의 사용인데,

마침 계절과 어울리게 여름과일이 제철이라 수박을 이용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꽃을 꽂을때는 높지 않고 낮게 꽂아주어야 더 예쁘게 보인다.

 

요즘 같은 때에,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잊어버리게 하고, 그 나머지는 화기로 이용해

꽃을 함께 장식해놓으면,

더운 여름, 지친 마음에 시원한 바람 한 줄기 같은 느낌이 되어줄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먹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에, 무심히 지났던것이 내 것이 되어주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