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증기(fume)'가 아니라 '엔진(engine)'을 사용해야 할 때 이다"

사회가치영향평가 컨설팅사인 미션메저먼트의 대표이자 CSR 3.0의 저자인 제이슨 사울의 말이다. 그는 “기존 CSR은 기업이 비즈니스를 통해 이익이 나면 그 이익의 몇 %를 자선 활동에 쓰는 형태였다”며 “남아도는 증기만 이용해서는 사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중략) 이를 위해서는 기업 비즈니스의 부산물(증기)이 아니라 핵심 비즈니스(엔진) 자체를 활용해야 한다“ (2012.11.29. 동아일보)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 지출 규모는 지난 2004년 1조2000억 원에서 2008년 2조2000억 원, 2010년 2조9000억 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0년은 2004년 대비 2.4배로 늘어난 규모이고 전체 매출액의 0.24%나 됩니다. 이 비율은 미국 0.11%, 일본 0.09%에 비해 훨씬 앞서는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나눔 경영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지만 그 발전 속도는 가히 세계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공헌 분야에도 한민족 특유의 ‘빨리 빨리’ 근성이 작용하는가 봅니다.

 

 기업들은 사회공헌의 가파른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꾀하기 위해 단순기부에서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이클 포터교수의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조)를 접목시키려는 고민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습니다. 기업이 시민단체의 고유 사업영역에까지 침범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업의 역할이 단순 기부자에서 시민사회 영역인 사회문제해결의 주체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2007년 5월 뉴욕 타임즈는 ‘제 4섹터’의 부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통상 정부를 ‘제 1섹터’, 기업은 ‘제 2섹터’ 그리고 시민단체를 ‘제 3섹터’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3개의 섹터가 경계를 허물고 서로 협력하는 영역이 새로이 대두되자 뉴욕 타임즈에서 이를 ‘제 4섹터’라고 명한 것입니다. 이는 나날이 복잡해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온 결과입니다. 사회자원의 효율적 활용측면에서 이러한 협력 모델의 발전은 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회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해결주체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제 4섹터 방식’이 중요합니다. 각 섹터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연계해서 시너지를 만드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기업은 증기(예산)만이 아니라 엔진(핵심자산)을 접목시키고 활용해야 합니다. 인력, 시설, 노하우, 네트웍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쌓일 때 기업은 정부 및 시민단체들로 부터 보다 공고히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김도영 20130515 (dykim99@nate.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