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도대체 어디있는거지?”

“여기는 정말 못 찾겠네!”

“아! 찾았다.”

이 대화만 들으면 소풍간 아이들이 미리 숨겨둔 보물을 찾는 소리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보물찾기’도 아니고 ‘숨바꼭질’도 아닙니다.  이 소리는 이태리 여행 중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여행객들의 독백입니다.  바로 변기 물 내림 장치를 찾는 소리입니다.  더구나 이 소리는 새로운 여행지로 옮길 때마다 달라지는 화장실에서 어김없이 나옵니다.



이태리 화장실은 우리가 가진 변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실히 바꾸어줍니다 . 왜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변기는 물을 내리는 장치가 마치 손잡이처럼 노출되어 쉽게 찾습니다.  하지만 이태리 변기의 물 내림 장치는 화장실 어딘가에 붙박이 되어있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하며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화장실마다 그 위치가 바뀌어서 여간해서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동으로 세척되는 변기를 만나면 반갑기까지 합니다.



자, 그럼 물 내림 장치는 어디에 있을까요?  대개 이태리 화장실에는 변기만 덩그러니 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뒤 편 벽지에 붙박이 된 무언가가 있으면 그것이 버튼입니다. 어떤 화장실은 벽에도 없습니다. 바닥에 배수구처럼 생긴 것도 있으므로 가차 없이 발로 눌러야 합니다.  또 바닥에도 없을 때는 주변에 수상한(?) 디자인이 있으면 무조건 눌러야 합니다. 그렇게 눌러서 물이 나오면 “유레카!”라고 외치게 될 것입니다.

유레카!
 



이태리하면 ‘Made in Italy’ 대개 <명품>을 떠올리는데 필자는 매번 생각을 뒤집어준 화장실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당황스러웠지만 찾는 재미도 있었기 때문일까요? 비단, 화장실에 얽힌 <에피소드>가 이뿐만 아닙니다.  공중 화장실이 없어서 1유로의 돈을 내고 빌딩 내 화장실을 이용한 것.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인당 음료나 음식을 사야하며 영수증을 일일이 찢어가며 확인하는 가게 주인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엔  필자가 <경험>한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써 보았습니다.  여행자로서 잠깐의 경험이지만 몰랐던 것을 앎으로서 기쁨에 차 놀라기도 하고 반면 아쉬워하기도 했었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것은 여행자의 불편이었다고나 할까요?   필자가 알았던 이태리는 유네스코 최다 등록 국가의 위대한 유산과 찬란한 역사의 걸작들 그리고 현존하는 명가와 명품에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그 이면은 생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유레카 Eureka!”  아르키메데스가 왕관의 금 순도 측정법을 발견했을 때 외친 소리로 유명한 말입니다.  여행자의 <발견>도 마찬가지입니다.   낯 설은 곳에서 겪는 문제와 이를 해결하고자 할 때  뜻 밖의 <해답>을 찾는 일.  여행자가 얻는 기막힌 소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내일은 또 어디서 외칠까요?   “유레카!”   Ⓒ201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