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계모를 만나는 법


오랜 생활을 함께 한 부부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다. 습관을 비롯한 서로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살아온 시간이 주는 삶의 선물일 것이다.

우리의 부모세대들은 궁합(宮合)의 좋고 나쁨을 떠나 부부간에 지켜야할 예(禮)와 의(義)라는 덕목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어머니들은 시댁과 남편에 대한 갈등을 가슴 한구석에 쌓아두며 살아가는 삶의 미덕(美德)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가정은 유지될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사회가 변화하다 보니 부부간의 도리라는 것도 많이 와해가 되었다. 자연히 가족이라는 끈끈한 유대 관계 또한 점점 약해져 이제는 이혼(離婚)이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가 않다.하지만 이혼의 그늘뒤에 숨어있는 고통(苦痛)이라는 굴레는 고스란히 남겨진 자녀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잊혀질만하면 매스컴에서 이슈가 되는 사건 중의 하나가 계모(繼母)의 아동학대 사건이다.

정명(定命)의 입장에서 보면 계모라는 여자의 사주는 남편과 자식자리가 안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평범한 여자의 삶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어머니 자리는 인생의 기초를 잡아주고 기둥을 세워주는 삶의 지렛대이다. 남편에게 아내라는 자리는 후사(後嗣)를 이어가는 가족이라는 기반의 자리이며, 이성이라는 본능이 요구하는 생리적 자리이다.

그 만큼 한 가족에서의 어머니라는 존재는 중요한 자리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계모(繼母)들이 자식을 학대하거나 핍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끔 재혼(再婚) 후 가족간의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들의 타고난 자리의 모습을 살펴보면, 자식자리가 약하거나 아예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리가 약하다 함은 나와는 인연(因緣)이 깊지 않다는 의미요, 타인과의 관계속에서는 어색함으로 나타나 가끔 일상 생활속에서 의도하지 않는 다른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 아이를 두고 재혼(再婚)한 남자분이 아내와 자식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방문하였다.

먼저 아내와 이혼(離婚)한 후 알게 된 지금의 아내는 다섯 살 연상이다.

자신이 힘들고 외로울 때 만나 재혼에 이르렀다고 한다. 물론 아내는 초혼(初婚)이다. 자신과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아들과의 관계가 몹시 불안하다고 한다.



아내의 명국(命局)을 간추려 본다..

가사난성(家事難成)이라 이성의 달콤함을 맛보기는 언감생심이다. 사주가 탁(濁)하지만 탁함을 걷어내는 삶의 청정기(淸淨機)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청정기란 바로 소통(疏通)의 자리이다. 정제되지 않는 인격은 이성(理性)이 주도하는 삶이 아닌 본능(本能)이 이끄는 삶이 되고 만다.

마치 침몰하기 직전의 배 모양의 자식자리라 내 배가 아파서 낳은 자식이 아니요 무늬만 자식일 뿐이다. 살성(殺性)의 본능에 함께한 백호(白虎)는 때때로 이성을 잃어버리는 돌발 행동을 한다.

그 행동은 바로 아들과 갈등하는 계모(繼母)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들의 학교 선생님이 아들문제로 상의해야 할 일이 있으니 아버님께서 한번 방문해 주셔야겠다고 전화가 왔다.

아들이 가끔 심한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는 것 같으니 아들과 함께 소아정신과 상담을 해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어머니에게 방문하시라고 아들에게 말했지만 아들은 극구 반대를 했다고 한다.



남자의 한숨소리가 깊다.

“아내의 성격이 혹 시간이 지나면 변하지 않을까요?”

“말씀드린 대로 자신이 가지고 타고난 자리와 그에 따른 성품은 변하지 않습니다. 단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아내 분도 물론 자녀를 대하는 데 있어 노력이라는 것을 하셨겠지만…”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간다면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한 남자의 아내로서 또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아주 많은 마음의 수양(修養)이 필요합니다.”

남편 자신은 여러 세월을 기다릴 수 있으니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내가 아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줄 수 있는 자상한 어머니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콩쥐팥쥐는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이 가족은 그럴것 같지가 않다.

남편의 바램처럼 막연한 기다림 속에 치러야 할 반대급부가 너무 크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이 품어야 할 마음의 상처는 더욱 커지며 마음의 문은 점점 더 닫혀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