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기업공개를 한 순간 개인 소유물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이다. 그래서 기업의 성장을 위하여 정책적 배려를 하고 위기에 빠지면 국민의 세금을 수혈하면서까지 부실을 덜어 주며 기업의 회생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후진 자본주의를 탈피하지 못 하여 기업이 총수 일가 소위 재벌 오너(owner) 일가(Royal Family)의 개인소유물이다. 주식시장 등 자본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면 모든 투자자는 자본을 투자한 만큼 권리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공동재산이고 대주주는 대주주일 뿐 당연직 기업총수가 아니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에서 눈 시퍼렇게 뜨고도 사기 당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개선이 요구된다. 기업공개 후 대주주는 CEO 선정 등 주요 기업경영과 관련하여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주식 지분만큼 권한이 있는 것이며 재산상속도 상속세 내고 주식지분을 상속하는 것이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의 전부이다. 기업 경영권까지 대대손손 승계를 획책하는 것은 북한의 김일성 일가가 권력의 대대손손 승계를 획책하는 것과 같다. 패리스 힐튼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지금쯤 힐튼 호텔 재벌그룹의 기업총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고 싶으면 기업을 공개 안 하면 된다.




세계시장의 초일류기업들은 그렇게 안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 이사회에서 유능한 전문경영인 CEO를 선정하고 있고, 구글의 래리 페이지도 동업자 세르게이 브린에게 CEO를 승계할 전망이다. 그렇게 해서 이 기업들은 단기간에 세계시장의 leader로 등극하고 군림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성장시키면 대주주의 재산도 증식되는 상생의 길이다. 만약 이들이 우리나라 재벌기업처럼 회사의 충복 임원을 동원해서 온갖 편법, 탈법, 불법을 자행하며 경영권을 자식에게 승계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기업의 주가와 브랜드 가치는 폭락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에 왕족과 탐관오리들에게 가혹하게 수탈당하고 일본 제국주의 통치 35년과 6·25 전쟁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되었다. 그 후 대한민국은 60여 년 동안 세계의 최빈국에서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경제부국으로 성장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였다. 그 원동력은 경제개발5개년계획, 새마을운동 등 창의적인 발상과 이를 강력히 끌고 간 한국식 민주주의였으며 그 선봉장을 기업들이 맡아서 전쟁과 같은 세계 시장경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대기업들은  자본과 기술의 축적이 일천한 상태에서 단기간에 선진국을 추격하기 위하여 영리하게도 세계시장의 market leader가 아니라 2nd strongest 혹은 excellent follower 전략으로 위험을 최소화하며 성장하였다. 그 결과 최근 Brand Finance라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가 발표한 세계 Brand 순위에서 1위 애플 2위 삼성, 3위 Google, 4위 Microsoft, 5위 Walmart일 정도로 세계 초일류기업들이 탄생하였다.




역대 정부의 지속적인 대기업 위주 정책 기조도 든든한 뒷받침이 되었다. 고환율 등 수출 드라이브 정책은 수출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대기업에게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보장해 주었으나 국민은 물가인상, 내수 위주의 수입 중소기업은 영업이익 악화를 감내해야 하였다. 외환위기 등의 경제위기에서는 공적자금을 수혈하여 부실을 덜어 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의 경영철학은 아직까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천민자본주의이다. 정부와 국민의 배려로 시장에 구축된 절대적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약자를 상대로 한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유용 행위, 부당 단가인하, 대금결제 지연 관행, 부당 발주취소, 부당 반품 행위뿐만 아니라 허점을 보이는 기업의 먹이사냥까지 칼만 안 든 강도가 따로 없는 ‘시장폭력’은 범법행위이지만 현재에도 성황리에 지속 중이다. 그리고 이런 행위에 대한 제제를 이들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규제"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불합리한 규제와 공정·투명한 시장거래의 틀·제도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재벌기업들이 공정거래 제도의 정립을 규제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천민자본주의 속성에 찌들어 있는 탐욕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리고 이렇게 번 돈을 세금 안 내고 2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편법으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편법증여는 배임, 사기, 절도에 해당하는 중범죄행위이다. 탈세를 위하여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행위 역시 중범죄행위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초일류 세계 중심국가의 건설을 시작하고 있다. 그 방법론은 창조경제이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하여 먼저 창조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즉 창의력을 진정성을 가지고 존경하고 대우하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기업은 창조경제의 핵심 player로서 선봉에 서야 한다.




그 동안 무에서 유를 창조한 모방경제와 천민 자본주의적 경영 관행은 동네 뒷골목에서는 두목 노릇을 할 수 있지만 큰물에서는 안 통한다. 수출 드라이브를 위한 고환율 정책, 정책금융 등 대기업 위주 정책도 세계시장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다른 나라도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재정·금융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의 자산 디플레로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하면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저로 인한 수출 감소, 내수 부진에 의한 경제침체, 이로 인한 저성장의 늪에서 생명줄은 기술 창조에 이은 수요와 시장 창조이다. 대한민국 창조경제가 세계 전략 제품 시장 쟁탈전을 주도하려면 기술·서비스 개발과 신규 사업 진출이 절대적이다. 이를 위하여  R&D 투자와 기술적 혁신, 창의성에 대한 대가 지불이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은 생태계 경쟁이다. 공정한 수익분배 없이 경쟁력 있는 생태계 구축은 욕심이다.




그런 면에서 삼성이 최근 대규모 직무발명 인센티브, 비축한 현금의 신기술 투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쟁업체에 대한 지분투자 등을 추진하는 것은 한 줄기 신선한 바람이다. 황량하고 거칠고 음침한 기업 생태계의 한 모퉁이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밭을 가꾸는 것이다. 이 꽃밭이 씨를 뿌려서 기업 생태계가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온갖 꽃들로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세계적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존경받는 기업은 기업가 정신의 뿌리 위에 줄기와 잎이 자라난 것이며 그 핵심은 도전정신과 혁신성이다. 더불어 이들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기업문화를 꽃 피우며 사회가 재충전할 수 있는 오아시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소비자가 외면할 때 기업의 장래는 어둡다. 한 때 세계 최대의 기업이었던 General Motors의 영광도 소비자의 신뢰를 잃자 2008년 미국 경제위기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 하고 한 순간에 미국정부에 의하여 워크아웃과 구조조정을 당하였다.




기업은 사회적 자산이다.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사고와 전문성이 부족한 기업인, 더욱이 범법정신으로 중무장한 기업인은 법에 따라 처벌하고 퇴출시키는 기업문화를 국민과 정부가 정착시켜야 한다. 강자독식의 불공정 관행과 시장폭력, 개인 소유물이 아닌 기업의 편법 대물림, 탈세, 소위 기업 총수의 경영철학이 그러니 계약직 임원과 하부조직의 경영행태도 먹고 살려면 그렇게 한다. 어차피 이런 경영행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대한민국이 초일류 세계 중심 국가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소중한 기업을 지키기 위하여 세계 표준의 경영 철학과 비전, 전문성을 가진 기업인들이 기업을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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