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사회 없이 창조경제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할 경제기조로서 창조경제를 내세우셨다. 사실 이스라엘을 창조경제의 롤 모델로 benchmarking하지만 원조 창조국가는 대한민국이다. 한민족은 반만년 역사에서 조선 말기까지 왕족과 탐관오리들에게 가혹하게 수탈당하였고 일본 제국주의 통치 35년과 6·25 전쟁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되었다. 그 결과 우리에게 남은 것은 자원, 기술, 자본이 척박하고 남북이 분단된 채 잠정적인 휴전상태로 대치중인 세계의 최빈국 한반도뿐이었다. 여기에서 60여년 후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경제부국으로 성장한 것은 근대세계사에서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기적이고 그 원동력은 대한민국 국민의 창의력과 노력이었다. 그리고 이 한강의 기적을 인도한 것은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새마을운동으로 대표되는 창의적인 정책과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창의적 이념에 기초한 개발독재의 강력한 추진력이었다. 이 성장 모델은 현재 개발도상국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눈부신 경제성장의 선봉장은 전쟁과 같은 세계 시장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이었다. 이들은 영리하게도 자본과 기술의 축적이 일천한 상태에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market leader가 아니라 2nd strongest 혹은 excellent follower 전략을 추진하였다. 이 또한 당시의 상황에 최적화된 창조적인 전략이었다. 물론 기업들의 성공에는 역대 정부의 지속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 기조도 든든한 뒷받침이 되었다. 고환율 정책은 수출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대기업에게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보장해 주었다. 이를 위해 국민은 물가인상, 내수 위주의 수입 중소기업은 영업이익 악화를 기꺼이 감내하였다. 외환위기 등의 경제위기에서는 공적자금을 수혈하여 부실을 덜어 주었다. 여기에는 일단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국민적 동의가 있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이제 제 2의 도약을 위한 자본과 기술 인프라를 축적하였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기업들의 경영철학은 아직까지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천민자본주의와 copy cat으로 상징되는 모방경제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은 이제 시효만료가 되었다. 동네 뒷골목에서는 두목 노릇을 할 수 있지만 큰물에서는 안 통한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스마트폰을 훌륭하게 benchmarking해서 매출이 단일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연 200조를 돌파하였지만 순익은 아직 애플에 뒤지는 것이 시사하는 바 크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도 연전연패하다가 최근 들어서 승리의 짜릿함을 맛보았지만 삼성전자가 애플에게서 받는 배상액은 애플에 배상해야 하는 액수에 비하여 새 발의 피이다.




수출 드라이브를 위한 고환율 정책 등 대기업 위주 정책도 세계시장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다른 나라들이 금리·환율정책을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영업이익이 20% 가량 되어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일본보다 크게 우수하다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원화가 20% 평가절상 되거나 엔화가 평가절하 되면 경쟁력을 잃고 적자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기업의 현 주소이다. 지금의 엔저 파동에서 잘 볼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제2의 한강의 기적으로 초일류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할 시점이다. 이를 위한 방법론은 창조경제로서 기술 창조에 이은 수요와 시장 창조이다. 애플이 스마트폰 수요와 시장을 창조하며 브랜드 가치 세계 1위 기업으로 등극하고 인류 문명의 진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베껴 만든 상품·서비스로는 세계시장의 진정한 market leader가 될 수 없다. 대한민국 창조경제가 세계 전략 제품 시장 쟁탈전을 주도하려면 기술·서비스 개발과 신규 사업 진출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미래에도 애플이나 Google이 대박을 낸 모델을 가져다가 막강한 변호사, 변리사 군단을 동원해서 특허권을 요리조리 교묘히 피해가며 베껴서 돈 벌 궁리를 하고 있을 것인가? 이제 대한민국은 품위 있는 명품국가이다.




창조경제를 키우는 요람은 창조사회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는 창조경제가 성장하기 어려운 토양이다. 창의성을 진정성을 가지고 존경하고 대우하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를 정착해야 한다.




먼저 자본과 창조한 사람에 대한 공정한 수익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창조경제에서는 R&D 투자와 기술적 혁신, 창의성에 대한 대가 지불이 중요하다. 글로벌 경쟁은 생태계 경쟁이다. 공정한 수익분배 없이 경쟁력 있는 생태계 구축은 욕심이다. 직무 발명 인센티브, 창조기업 협력업체의 수익성 보장 등이 현실적 대책이다.




다음 시장에서 지적소유권의 실질적인 보호가 절대적이다. 현재 신기술의 시장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재벌이 지키고 있는 시장장벽을 넘는 것이다. 그 들은 자본력, 인력, 정보력을 총동원하여 순식간에 copy하고 지적소유권을 확보한다. 대한민국 지적소유권은 조금만 수정하면 신규 취득이 가능하여 보호가 안 된다. 그 후 대대적인 홍보·마케팅과 더불어 물량공세를 한다. 중소기업이나 1인 창조기업의 시장역량으로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이다. 신기술은 재벌에 헐값에 넘기던지 생매장 중 선택하여야 한다. 주택담보대출로 R&D 투자하며 개발한 기술·제품은 초라한 시장의 낙오자로 구석에 처박힌다. 그 동안 투자한, 돈, 시간, 노력, 건강은 보상을 못 받고 물거품이 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새 인생 재기의 기회조차 날아가 버린 뒤이다. 현실적으로 남은 재산은 쪽박 차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재생의 기회는 없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의 신화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사실 페이스북의 원조는 우리나라의 아이러브스쿨이나 사이월드인데 아이러브스쿨은 대기업의 농간으로 망하고 사이월드는 대기업에 흡수된 후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부국강병과 이공계의 비전. 매일경제. 2011-07-29. 박길홍 고려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




우리는 재벌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남이 사냥한 먹이를 강한 자가 뺏어 먹는 약육강식 동물의 세계의 법칙에서 진화하여 세계표준의 시장경쟁의 법칙을 따르려는 노력을 하라는 이야기이다. 정부와 국민의 배려로 시장에 구축한 절대적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약자를 상대로 한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유용 행위, 부당 단가인하, 부당 반품 행위뿐만 아니라 허점을 보이는 기업의 먹이사냥까지 칼만 안 든 강도가 따로 없는 ‘시장폭력’은 범법행위이지만 현재에도 성황리에 지속 중이다. 그리고 이런 행위에 대한 제제를 이들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규제"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불합리한 규제와 공정·투명한 시장거래의 틀·제도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재벌기업들이 공정거래 제도의 정립을 규제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천민자본주의 속성에 찌들어 있는 탐욕의 또 다른 표현이다. 시장에서 존경받지 못하고 소비자가 외면할 때 기업의 장래는 어둡다. 한 때 세계 최대의 기업이었던 General Motors의 영광도 소비자의 신뢰를 잃자 2008년 미국 경제위기에서 한 순간에 워크아웃과 구조조정을 당하였다.




다음 벤처금융 활성화 및 확대가 필요하다. 이스라엘과 실리콘 밸리의 창조기업 신화는 요즈마 펀드 등 벤처금융의 지원과 보육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금융의 기술평가 및 위험관리 역량 강화를 통하여 성장통화를 기업성장단계별로 공급해야 한다. 또한 금융이 기업과 위험을 공동부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현재는 많은 창조기업인들이 자금 마련을 위하여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줄 알면서도 대안이 없으므로 요행을 바라면서 재벌에게 가서 기웃거리고 이도 여의치 않으면 조폭금융이나 사기금융을 끌어 들인다. 2000년대 초반 벤처열풍 시절 벤처시장의 major player는 재벌2세 투기꾼, 조폭, 사기꾼들이었다.




최근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주목 받고 있는 1인 창조기업의 창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5500만 원 정도인데 72.2%가 자기자본을 활용하고 있다. 기업 운영 애로사항으로는 판로(35.4%)와 자금부족(33.8%)을 가장 많이 꼽아 지원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머니투데이. 1인 창조기업 절반 이상 '미등록' 사업자. 허재구 기자, 2013.05.07). 이 5000만원은 R&D 자금으로도 턱없이 부족한데 창조기업를 일으킬 수 있을까? 결국은 기업 운영자금인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한 6개월? 그럼 그 후에는? 빚더미에 올라서서 인생을 빚을 안고 시작하기 십상이다.




다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창조기업 성장단계별로 정책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 다음 창조와 규제는 같은 배를 탈 수 없다. 비현실적, 반시장적인 행정 규제 등 기업들의 성장 저해 요인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다음 대기업 기술 투자에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실패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패자부활전도 창조경제의 틀에 포함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행정 편의주의적 탁상공론 정책, 즉흥적으로 이랬다 저랬다하는 졸속행정은 시장에 피해자를 양산한다. 많은 사람들이 장밋빛 꿈과 함께 ‘하면 된다’고 밀어부친 아마투어 정책의 피해자이다. 또한 정책이 일부 이익집단이나 대기업의 로비에 의하여 움직일 때 정부를 믿던 시장 약자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그 들에게는 모든 인생을 투자한 사업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더 이상 정부와 정책 그리고 자기 자신까지도 신뢰하지 못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창의교육이 절실하다.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과학·기술 연구와 문화·예술 등 창의성이 생명인 분야는 의사·변호사에 비하여 먹고 사는데 불확실성과 위험이 큰 직업으로서 의대, 치의대, 법대의 차선책에 불과하다. 창의교육을 강조하다가는 좋은 대학 못 간다고 학부모들이 데모하여 쫓겨나기 십상이다. 이것은 그 동안 창의력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가 구차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취직하여 평생을 피땀 흘려 일해도 때가 되면 명예퇴직의 공포에 떨어야 한다. 여러분 자신에게 물어보라! 자녀를 무엇으로 키우고 싶은가? 의사·변호사? 아니면 창조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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