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나는 제대로 전략을 만들 수있을까?

6개월을 대비한 전략의 실례 :

1997년 IMF가 발생한 바록 직후의 일이다. 지금은 너무 오래되서 이름도 잊어버린 중남미의 어느 회사로부터 철강제품에 대한 견적을 요청받았다. 당시 내가 냈던 견적서의 기준 환율은 1500원정도. 달러당 환율이 700-800원에서 맴돌다가 갑자기 미친 듯이 올라가기 시작할 때 쯤이었다. 사실 그 때의 관점에서 보면 1500원 정도면 너무 낮게 잡았다고 할 정도로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생각했다. 당시 금액으로 20만불정도 되는 금액이었다. 수출보험공사를 통하여 환위험 보험을 들수도 있었지만, 누구나가 그렇듯이 선적시점에는 1500원 훨씬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보험을 들지 않았었다. 선적기한은 2달 반. 이 기간동안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800원을 넘어섰고, 2000이상을 전문가들의 전망은 일반적이었다. 수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때를 ‘떼돈 번 사람이 많은 시기’로 기억을 한다. 하지만 막상 선적할 시점이 다가오자 환율은 1300원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1800원에 해외 견적을 낸 사람들도 많았다. 나같은 경우는 그래도 보수적으로 1500원이었기에 큰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마진은 모두 까먹은 상태가 되었다. 애는 애대로 먹고 손에 쥔 것은 무일푼.



5년을 대비한 전략의 실례 :

2002년이었다. 싱가폴의 바이어와 시작한 발가락 양말이 유럽에 수출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여직원과 사장인 나, 단둘이서 운영하는 사무실에서 움직이는 자금의 규모도 월 1억이 넘어가면서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발가락 양말은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으니, 발전을 위하여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 때에 핀란드와 독일의 파트너들과 상의를 하였다. 그 때 내린 결론은 ‘아직 유럽에서 발가락양말 시장은 매우 작다. 우리가 더 커갈 여지는 너무 많다. 게다가 2004년에는 WTO(국제무역기구)의 규정에 따라 중국의 경쟁자들도 많이 들어온다. 그 전에 우리가 확보하기 시작한 품질과 브랜드면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한다면, 경쟁자들과 시장을 키워가면서 선도자로서의 잇점을 살릴 수있다’라고 보았다. 하지만 시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교과서적인 방향이 아니라 거꾸로 갔다. 일시적으로 너무 많은 물량이, 그 것도 품질이 조악한 경쟁자를 만나니 시장이 오히려 일시에 죽어버렸다. 경쟁자가 다 똑같은 경쟁자가 아니라 좋은 경쟁자를 만나야 시장을 키워갈 수있음을 알았다. 지금 유럽의 발가락양말시장에서는 중국의 제품을 수입했던 경쟁자들은 거의 사라지고 2002년전의 시장규모로 다시 돌아갔다.



30년이상을 대비한 전략의 실례

역시 2002년이었다. 이때는 독일, 카나다, 핀란드가 각각 자신의 브랜드로 판매를 하였다. 제조자는 한국에서 내가 만들었지만, 그저 고만고만한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그렇다보니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기가 어려웠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모든 파트너들이 핀란드의 헬싱키에 모여서 브랜드를 통일하자고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면서 어감이 좋은 ‘feelmax (느낌을 최대한으로)’로 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feelmax family (필맥스 가족). 그리고 합의를 본 것이 현 세대에서 일시적으로 돈을 많이 벌고 끝이 날 수있는 관계보다는 차세대 성공의 기반을 만들어가는 다국적 가족기업 연합을 지향한다는 모토를 정했다. 그 사이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새로이 ‘맨발신발’이라는 꽤 괘찮은 아이템도 우리가 개발하였다. 벌써 10여년이 지났지만, 관계의 맺고 끊음이 많은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그것도 바다 건너편에 있는 외국의 파트너들과 우리는 여전히 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더 큰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1995년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리 사업계획서를 만들면서, 자동차 부품시장에 대한 전 세계적인 흐름을 예측하면서 전략도 짜보고, 화장품 기계를 할 때는 나름대로 기계시장과 화장품 시장에 대한 전략을 만들고 1997년에는 흔치 않았던 홈 페이지를 만들어 온라인 시장을 노려보기도 하였고, 발가락양말을 하면서는 각각 움직이던 파트너들을 통합하여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을 세워가며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은 없다. 그리고 새로이 시작한 ‘맨발신발’로 신발시장, 더 넓게 보면 스포츠시장과 아웃도어 시장을 평정하고자 여전히 미래학, 경제학 그리고 경영전략에 관한 책을 열심히 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장단기 전략을 세워 흔들림없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이 위의 전략은 내가 경험했고 책에서 읽었던 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나름대로 최선의 방책이라고 세운 것이었다. 그렇지만 잠시나마 잘 적용되었던 전략도 장기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람이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있을까? 사람이 외부적 상황에 미칠 수있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내가 보기에 어느 회사나, 개인이 사회흐름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령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하여도,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개개인은 자신이나 사회에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그 상황을 해결할 수있다기 보다는 그저 일어난 상황에 잘 적응해야한다. 해결책을 만들 수는 없고, 단지 대응책만 인간에게 주어졌을 따름이다.



마크 뷰캐넌이 지은 ‘사회적 원자’라는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단어를 하나 더 알았다. ‘사회물리학’.

사회물리학은 사회라는 조직을 개별적인 사람들의 모임으로 보았는 데, 각각의 사람들은 매우 단순한 논리에 따라 행동을 한다. 그런데 그게 아무도 의도하지 않는 자기조직화를 이루어 낸다. 자기 조직화의 핵심은 어떤 패턴이 저절로 생겨나는 데, 이 패턴은 그것을 만드는 부분의 세부적인 성질과 거의 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회물리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이란 그렇게 복잡한 단위가 아니라고 전제하고 시작한다. 인간은 수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졌지만, 각각의 세포는 on/off와 같은 아주 단순한 논리구조를 가지고 있는 데, 이것들이 모이다보니 인간이라는 구성원을 만들어냈고, 그런 단순한 구조가 수조개 모이다보니 아주 복잡한 인간이 탄생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에서 말하는 철저하게 합리적인 인간이 아니라,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한다. 규칙, 아이디어, 상식등을 바탕으로 일단 해보고 그 다음에는 결과에 따라 적응을 하면서 진화하는 기회주의자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사회를 원자물리학의 수준에서 인간을 보되, 적응력을 통하여 경쟁하고 협력하는 것을 배워가는 존재로서 인간을 보자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결국 사회 전체로 보면 물리학의 원자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개개의 원자들은 제 나름대로 움직이지만, 전체에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물론 자연의 대부분의 현상에서 나타나는 멱함수(80:20)가 인간의 활동에도 나타나는 데, 그중에서 특별한 몇몇은 사회적 원자들의 움직임의 패턴을 이해하고 조정하여 큰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는 그를 영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극소수의 영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원자 전체의 움직임, 즉 사회의 변동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원자들의 패턴은 누구나 알지만, 그게 언제 변할 것인지를 나타내는 변곡점에 대한 예측방법을 말할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주식의 차트는 다양한 경우를 분석할 수있지만, 그 차트가 변하는 방향을 바뀌는 변곡점을 몰라서 어느 날 갑자기 주가가 대폭등을 하거나 대폭락을 하더라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 패턴의 변화는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불리면서, 사회에 커다란 위기를 불러일키고 때때로는 훌륭한 발전을 위한 훌륭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역사를 보면 수천년의 인류 역사중 위기가 없었던 적은 없다. 그리고 일정한 역사에서 보여주었던 일정한 패턴은 우리로 하여금 미래를 대강 예측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도와준다. 지금의 ‘금융위기도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버블 붐’, ‘다가올 세대의 거대한 폭풍’, ‘혼돈의 기원’, ‘달러의 위기 세계 경제의 몰락’, ‘디플레이션 속으로’, ‘세계화와 그 불만’, ‘달러의 경제학’ ...... 모두 다 이미 오래 전에 금융위기를 예측한 책들이다. 그러니까 이 위기가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서 곪아온 것들이 터진 것 뿐이다. 미래를 대강은 예측할 수있지만, 제대로는 예측하지 못하니까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다. 인간이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걸 할 수있고, 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거나, 사기꾼이다.



우리는 항상 앞에 불현듯 나타나는 온갖 불확실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한된 지식과 정보로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따라서 앞으로 할 일을 정할 뿐이다. 그들의 전략실행이 옳고 그름은 시간이 지난 후에나 알 수있다. 잘했고, 못했고 하는 평가도 사실은 운이 많이 따른다. 어차피 불확실한 예측을 바탕으로 실행했으니, 어떤 정책인들 100% 성공을 보장할 수있을까? 그러니 어떤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은 운이 따랐다는 게 말이 된다. 그렇다면 실패에 대비하여 가지고 있는 자원의 일부를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말은 그럴 듯하지만 자신의 자원을 여러 곳에 분산투자를 할만한 여력이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자금도 그렇지만 인적 자원도 그렇게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 많지 않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인력을 추가로 고용한 다는 것은 성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경우는 실패로 끝이 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아까운 자원을 낭비하고 만다. 그러니까 불확실성에 대비한 전략적 유연성이란 ‘주어진 상황에 맞게 짜여진 전략에 집중하지 않음’을 뜻함의 다른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집중해야 할 전략이란 무엇일까?



난 그 해답을 크리스 주크와 제임스 앨런이 지은 ‘핵심에 집중하라’에서 찾는다.

1) 잠재적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단골 고객

2) 가장 차별화될 수있는 전략적인 능력

3) 가장 결정적인 제품 매출

4) 가장 중요한 유통경로

5) 위 항목에 도움이 되는 기타 전략적 자산(특허, 브랜드 네임, 네트워크내 조절점에서의 위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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