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물리학, 기초과학인가, 상품공학인가?
물리학, 기초공학인가 상품공학인가?
사진 : 영화 2012





가) 과학의 종말?

세상을 지극히 낙관적으로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종말, 한계라는 말은 참으로 어리석은 단어이다. 특히 어떤 학문의 학자들이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학문이 더 이상 발전할 수없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존 호건이 쓴 ‘과학의 종말’을 읽고서는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 물리학은 양자학과 우주론에서 발견의 효율성의 한계에 도달하였고, 생물학에서는 다윈의 종의 기원론이상의 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한다.





글래스는 생물학에서 위대한 혁명은 이미 지나간 것같다고 말했다. “나로서는 생물의 진화에 대한 다윈의 견해나 유전의 본질에 대한 멘델의 이해와 같은 포괄적이고 중대한 발견이 다시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런 것들은 이미 밝혀졌으니까요!.” 글래스는 생물학자들이 암이나 에이즈와 같은 질병에 대해서 그리고 뇌와 정신의 관계에 대해서 이미 많은 사실들을 알아냈음을 힘주어 강조하면서, “앞으로 현재 알려져 있는 지식구조에 새로 많은 지식들이 추가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대한 진전의 상당 부분은 벌써 이루어졌습니다. 우리의 형성되어가고 있는 개념적 우주에 진실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의 여부가 문제일 뿐입니다” 카디노프는 최근 들어서는 입자 물리학도 전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 년동안 이루어진 실험들은 새로운 법칙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현상을 밝혀낸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이론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모든 자연력을 하나로 통합시켜서 설명한다는 통일 이론의 목표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카다노프는 실제로 오랫동안 과학의 어떤 분야에서도 진정으로 심오한 발견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말랬다. “사실을 이야기하자면, 양자역학이나 이중나선 구조 또는 상대성이론과 필적할 정도로 중요한 발견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다. 스텐트는 그의 저서 “황금기의 도래”에서 “실제로 현기증이 날만큼 빠른 오늘 나의 진보속도는 곧, 어쩌면 우리의 생애중에, 어쩌면 한두세대 이내에 그 진보가 멎을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게 해준다”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장인 벤틀리 글래스는 생물학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속도에 대한 그의 분석에 따르면 발견의 속도는 생물학자들의 수 및 그들에 대한 지원금의 지수함수적 증가와 보조를 맞추지 못했음을 보여주면서 “놀라운 업적들이 이루어지는 속도가 부인할 수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이 수확체감의 시대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결국, 이런 진전을 계속 유지시키려면 더 많은 과학적 노력이 쏟아부어지고, 더 많은 연구비가 지원되어야만 한다. 이 행진은 곧 멈추어질 것이다. . 왜냐하면 과학연구에 소요되는 인적 자원과 경비에는 극복하기 힘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세기에 과학은 너무도 빠른 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발전속도가 무한히 계속되리라는 식의 빠져있던 것이다.”





그는 또한 사회적인 사업으로서의 과학에는 분명히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과학이 금세기 초와 같은 속도로 발전을 계속했다면, 선진 공업국들의 예산 전체를 삼켜버리고 말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 특히 순수과학에 대한 예산 지원에 분명한 제약이 가해져야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자명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런 감속의 가장 두드러진 사례로 1993년 미국 의회가 초전도 초거대 입자가속기 계획을 중단시킨 사건을 들었다. 이 거대한 입자 가속기는 물리학작들의 쿼크와 전자 이하의 소우주의 깊은 영역으로 들어갈 수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장치였으며, 제작에 들어가는 총 비용은 80억달러에 불과했다.





물론 데이비드 봄과 같이 “나는 과학에 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만물의 이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것은 당신도 잘 알겠지만,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가정일 뿐입니다. 우리는 모든 수준에서 외양(appreance)이라고 간주될 수 있는 무엇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수준으로 이동할 때 본질과 외양은 그들의 법칙을 서로 바꿀 수있습니다. 이 가정에 끝이나 종말이란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과학을 연구하는 한 가지 이유는 지식을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식을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과학이 철학과 만나는 접점이라고 해석해도 될 만한 말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우주론이나 양자론의 합일을 일구어내 만물의 단일이론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며, 그 이론을 증명하기도 어렵다. 과학자들의 우주론이나 양자론에 대한 해석은 개인적인 미학적이고, 철학적인 수준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것이 물리학의 운명이고, 앞으로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물론, 심지어 상아탑에 몸담고 있는 대다수의 물리학자들도 일말의 의심을 품지않은 채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리저나 초전도체의 개발 또는 전자소자의 제작등에 거리낌없이 적용해 나갈 것이다. 마침내 과학자들은 한계에 도달한 우주와 생명의 심오한 원리를 찾아 명성이라는 초라한 보상을 찾기 보다는 이미 알려진 원리를 이용한 실용적 차원을 넓혀감으로써, 금전이라는 화려한 보상을 찾아나서고 있다. 과학 기술자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게된 이유이다. 진리를 찾기에는 이미 수확체감의 법칙에서도 한참을 지난 양자역학, 광학, 생물학등이 순수학문에 울타리를 떠나, 반도체 공학, 생명공학, 정보공학등의 응용과학을 이용한 제품들이 우리에게 생활속으로 급속하게 파고들어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