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마칠 때 가지고 가는 것

 

2014년도 겨우 며칠만을 남겨두고 있는 데, 어릴 적 시간 개념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느끼는 시간의 무게감이 전혀 다른 걸 보며 시간의 가속도 법칙을 몸으로 체감하는 중이다.

이러다가 나도 언젠가 생을 마감해야 하는 순간이 닥칠텐데, 그 순간 난 내 인생에 만족하고 후회 없이 살았다는 말을 내뱉고 죽었으면 좋겠다. 난 정말 매 순간 순간 열심히 노력하고 사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누군가는 내게 그렇게 말한다. 늦은 시간까지 남들처럼 술마시며 흥청망청하고 놀러 다니지도 않고 너처럼 재미없게 사는 사람도 없다면서 왜 그리 재미없게 사냐고 물어보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 스스로 짠한 마음이 들지만 미래를 위해 정말 치열하게 현재를 열심히 살고 있지만, 재미없게 살고 싶지는 않다. 난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다. 그것이 심지어 머리를 싸매고 밤샘 작업을 해야하리 만큼 힘든 정신 노동을 수반하더라도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는 점은 남들과 둥굴 둥굴하게 지내는 법을 어릴 때보다는 더 터득하게 되는 것같다. 우리가 생을 마칠 때즈음이면 타인에 대한 사랑과 그들이 우리에게 베푼 사랑만은 세상 떠날 때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착한 사람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때의 저자인 랍비, 해럴드 쿠시너는 “죽음을 앞두고 ‘더 일했어야 하는 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임종을 앞둔 사람들 모두 하는 말이 ‘다른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배려하고 더 마음을 썼어야 했는데…”라고 뒤늦게 깨닫는 말을 하고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렇다. 결국엔 사람이 남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문학가이자 모험자이며, 희대의 바람둥이였던 카사노바의 자서전’불멸의 유혹’ 에는 간단하게 여성이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대해 “여성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으며 매우 소중한 존재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따라서 여성을 그저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 여성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일깨워 지고 소중하게만 대해주면 하면 모든 여성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 “

 

인간 관계는 어찌보면 고슴도치 길들이기와 같다. 내가 먼저 고슴도치를 좋아하고 고슴도치가 좋아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고슴도치와 같은 성향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내면의 모습을 숨기려들며, 다른 사람과 갈등을 빚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독특한 취향을 지니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시를 세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 상대방을 좋아하는 행동을 보라, 인간 관계를 원한다면 상대방을 좋아해야 하는 게 먼저이다. 많은 사람들이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알아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을 가지는 이도 있는데 옳지 않은 방법이다. 남자든 여자든 마찬 가지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섭섭해하고 오해를 하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는가?

표현하지 못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마음을 왜 몰라주냐고 원망할 게 아니라 자신의 말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좋은 생각이나 감정은 나눌수록 커지는 법이다. 듣는 사람은 반응 잘 해주는 것이 미덕인데 이것 역시 표현해야 한다. 표현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말만 번드르르하게 공약을 내세우듯 상대방의 귀를 솔깃하게 하지만 행동은 그렇지 못하면 상대에 대한 실망감은 두 배가 된다. 이는 조직과 리더십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바로 신뢰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특히 표현에 서투르고 꼭 말로 해야 아는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러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이 오해와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지 않았던가?

 

연말을 맞아 내가 미처 하지 못한 주변인들에 대한 칭찬과 격려 그리고 사랑의 말을 미루지 말고 건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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