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다. 부자들은 돈이 없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당장 가지고 있는 현금이 없다. 왜냐하면 어딘가에 돈을 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방 캐비넷 금고에 꼭꼭 돈을 쌓아놓은 부자는 아마 고희(古稀)가 훌쩍 넘은 옛날 부자 일 것이다.

요즘 부자들은 부동산, 주식, 펀드, 등 돈을 이리저리 굴려서 더 큰돈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부자들은 계속 부자다. 게다가 알부자들은 빚도 많다. 제돈 뿐만 아니라 남의 돈을 제 것처럼 굴린다. 우리나라 대기업 가운데 부채 비율이 200% 이하인 기업은 거의 없지만 그들 기업 총수들의 재산은 아시아에서 손을 꼽을 정도인걸 보면 그렇다. 남의 돈으로 경영하면서 늘 떵떵거리니 그런 부자가 되는 것도 능력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부자처럼 명품이나 두르고 외제차 타고 다니며 돈 자랑 하는 부자는 요즘 부자와는 거리가 멀다. 즉, 우리가 늘 생각해 왔던 부자에 대한 생각은 편견이다. 그렇다면 현대판 자린고비의 특성을 한번 정리해 보자.

첫째, 요즘 부자들은 돈 있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돈 있다고 자랑하며 펑펑 쓰고 다니는 부자는 사둔 땅에 갑자기 도로가 생기면서 하루아침에 졸부가 된 부자이다. 참고로 이런 부자는 오래 못간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가보면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조금도 부티가 나지 않는 평범한 옷을 입고, 대중교통을 타고 모임에 와서 그저 듣기만 하는 뭐하고 지내는 지 모를 친구가 있다. 알고 보면 이런 평범한 친구들이 수백억대의 재산가이다. 모은 돈을 과시하고 티내는 친구들은 겉으로 그저 조금 있는 부자 측에 낀 정도이다.

둘째 부자들이 더 짜다.
있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는 말은 진짜다. 부자들은 거의 걸어갈 때 왕소금이 툭툭 떨어질 것 같다. 몇억 사업건을 결정하면서도 몇천원짜리 물건을 쌀 때 몇 번씩 고르고 깎아달라고 한다. 질리도록 인색하지만 사업에 있어서는 하이에나와 같이 달려드는 게 요즘 부자다.

셋째, 부자는 부를 얻고자 하지 않고 부를 유지 하고자 한다.
부자는 돈 된다고 무조건 달려들지 않는다. 그들은 때를 기다린다. 과감하게 접을 줄도 알고 나서지 않을 때 섣불리 나서지 않고 마지막 패를 기다린다. 주식을 시도 때도 없이 팔았다 샀다 하면서 부자된 사람 없지 않은가? 갑자가 많은 돈이 생겼다고 신나게 쓰는 사람은 잠시 부자일 뿐이다. 영원한 부자는 확실히 차분하게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면 부자들의 생각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돈에 대한 독특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부자들은 돈이 없다고 말하면서 은근히 돈 굴리는 맛, 돈 모으는 맛에 살고 있다.
이런 부자들을 시기하고 또는 ‘나는 부자가 아니니 마음의 부자라도 되야지’라며 애써 자신을 위로 하려 하지말자. 진정한 부자를 향해 나도 조금씩 조금씩 가야 하는 것이다. 부자들은 돈이 없으니 우리도 부자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