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12월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프로젝트 방식으로 일하는 저는 올해의 일들이 마무리되 12월은 해야할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이 들면서 스스로에 대해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고있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독서와 사색에서 자신을 찾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행동을 통해 자신을 찾는 거 같아요. 저는 행동보다는 독서와 사고 과정을 통해 답을 찾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소음인 또는 사색형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극적이고  약간 게으른 점도 있는 거 같아요. 때문에 새로운 일을 먼저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검증된 일을 하려는 성향도 있구요.


원효봉에서 바라본 북한산


 

올해는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 평소에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해보려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혼자 북한산을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제까지 북한산은 선동자가 있을 때 그저 따라 갔었지 한번도 스스로 길을 정해 올라가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혼자 북한산에 올라 북한산의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올 여름과 가을에 주말마다 매혹된 사람처럼 북한산에 올라 혼자 열 번 넘게 북한산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올라가려니 어디서 시작해 어느 길로 올라야할지 조금 막막하더군요.그래도 일단 오르다보니 조금씩 식별력이 생겨 예전에는 산에 오를 때 다른 사람 뒤만 보며 올라갔는데 이제는 전체 산을 조망하며 방위와 지형을 살피게 되고 나의 체력과 자연이 주는 다양한 느낌에 몰입해 산에 다녀와도 전혀 다리가 땡기거나 아프지 않고 스스로 최상의 코스와 일정을 계산하는 능력이 생기더라구요

하루는 장흥에서 우이령을 넘어왔는데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어 한번 더 산에 오르려고 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라구요. 비가 오니 사람들이 산에서 서둘러 내려오는데저 혼자 산에 오르려니 모두 말리더라구요. 초심자라 약간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거리를 따져보니 두 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라 소귀천계곡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비가 점점 더 굵어지더라구요. 하는 수 없이 우산을 들고 올라갔는데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마다  위험하다고 말리더라구요.


비오는 날 오후의 대동문


다행이 소귀천 계곡은 북한산의 다른 계곡보다 험하지 않아 대동문까지 인적 없는 비오는 오후의 북한산을 고즈넉하게 단독으로 소 유하며 대동문까지 다녀왔는데 돌이켜보니 그동안 다른 사람이 말리는 일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말리는 일을 혼자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실행에 옮겨 행하며 약간 특별한 풍경과 깊은 만남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석 연휴에는 일부러 해 진 뒤의 북한산의 모습이 궁금해 느즈막이 산에 올라 보름달을 보며 산에서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 물론 당시에는 스스로의 발걸음과 그림자에 겁을 먹고 간이 콩알만해져 조심스레 내려왔지만 적막하고 고요한 북한산을 혼자 누리면서 보름달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혼자 특별한 즐거움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작은 시도지만 혼자 길을 택해 산에 오르며 제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시간들이 올해 제가 처음으로 해 본 일들 중 기억에 남는 하나입니다. 여러분들은 올 해 어떤 일들을 새롭게 시도하였나요. 한 해가 가기 전에 의미있는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보는 것도 멋진 일일 듯 싶네요. 얼마 남지 않은 2014년의 시간들 멋진 일에 투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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