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재해석 럭셔리의 복귀

출처 : 한경닷컴 > 뉴스 > 정치/사회
일자 : 2009년 4월 3일

‘시계의 본고장’ 스위스의 소도시 바젤은 매년 3~4월이면 세계 최대 시계 · 보석박람회로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2009 바젤 월드'(Basel World)가 지난달 26일 개막해 8일간 화려한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고 지난 2일 종료됐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SWI)가 주최한 바젤 월드는 제네바 ‘SIHH'(국제고급시계박람회)와 함께 양대 시계 · 보석박람회로 꼽힌다.

◆올해 트렌드는 ‘리바이벌’vs’럭셔리’

글로벌 경기 침체는 바젤 월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시계 트렌드는 기존 인기 모델을 재해석해 브렌드 정체성을 강조하거나 70~80년 전 디자인을 되살리는 ‘재해석’,’복원’이란 컨셉트의 신제품이 많았다. 또 불황에 대한 반작용으로,남성용 시계에도 다이아몬드를 장식하거나 고도의 복잡한 기능을 추가하는 ‘화려함’도 두드러졌다.

론진은 1928년과 1931년 디자인을 복원한 여성용 ‘레젤레강 2009 컬렉션’을 선보였다. 세 가지 디자인의 18K 화이트 골드 주얼리 시계로,1970년대 사용했던 수동 기계식 무브먼트를 장착해 단 20개만 제작했다. 1941년에 출시된 클래식 시계를 본떠 리미티드 에디션(로즈골드 333개,스틸 3333개)으로 선보인 티소의 ‘헤리티지 2009’도 복원 모델이다. 파일럿 시계로 유명한 브라이틀링의 ‘네비타이머 크로노그래프’는 125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2009개의 에디션을 선보였다.

불황에 더 화려함을 찾는 경향을 반영하듯,다이아몬드를 장식한 오버사이즈 다이얼 제품과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문페이스(달 주기 표시장치),투르비옹(중력 오차 방지 장치) 등 복잡한 기능을 가미한 컴플리케이션 제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젤(스위스)=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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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 럭셔리 신드롬
저자 : 제임스 B. 트위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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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호사품은 그만두고라도 물질의 소비가 행복과 관계있다는 주장은 집어치우기로 하자. …….

대답은 너무 간단하다. 사치 호사의 세계에서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그 쳇바퀴를 돌리지 못하는 사람이 불행을 느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게다가 불편하기까지 하다. 가진 사람에게 묻지말고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물어보라. 그들의 답변은 실존적으로 단순하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 지는 묻지 말라. 게다가 딱히 갈 곳도 없다. 그런데 안락함을 주는 그 곳에 왜 안 가겠는가? 모두 올라타라. 중요한 것은 쓸 데 없이 쳇바퀴를 돌린다고 그 쳇바퀴 위에 올라가있는 사람을 끌어내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쳇바퀴 위에 올라가게 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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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계를 구매하고 하니 위의 럭셔리한 시계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내가 구입한 시계는 기능성이 강조된 전자시계이다. 이전에는 계산기까지 달린 시계를 샀지만, 이제는 시계를 사는 데 중요한 포인트가 바뀌었다. 가벼움+월드타임이다.

월드타임은 항상 바이어와의 시차를 잊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출장을 가서는 한국시간+현지시간+유럽시간을 알기 위하여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가벼움은 최근에 중요해진 요소이다. 나는 거의 시계를 풀지 않고 생활을 한다. 잘 때나 샤워할 때도 차고 있다. 그런데 전에는 느끼지 못했는 데 이제는 팔목에서 시계가 덜렁거리는 무게감이 꽤나 번거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요소를 충족시키는 시계는 사실 가격대로 보면 몇만원에 불과하다. 오히려 10만원 이상 넘어가는 시계중에서 이런 기능을 만족시키는 시계가 오히려 드물다.

‘사치의 반대는 비천’이라고 했는 데, 나에게는 애초부터 시계에 관한 한 사치를 할 선택은 주어지지 않는 셈이다. 이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치중에서 최상의 사치는 바로 ‘시간’이다. 남에게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누리는 것이 모든 사치재 중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갖는다. 자기 사업을 하고, 그 중에서도 수출을 한다는 것은 이런 점에서 상당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왜냐하면 수출이란 한국에서는 거의 ‘구매자’의 입장이고, 이는 먹이사슬에서 크기와 상관없이 최상층에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왠만하면 자기 활동시간을 자기가 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사치재중의 사치재인 ‘시간’을 누릴 수 있는 데, 얼마만큼 사치를 누릴 지를 측정해주는 ‘시계’에 대한 사치는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러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시계마케터들이 들여다 보아야 할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비싸게 만들려고 하다보니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오버사이즈 다이얼 제품과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문페이스(달 주기 표시장치),투르비옹(중력 오차 방지 장치) 등 복잡한 기능을 가미한 컴플리케이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정작 가장 비싼 사치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처럼 단순한 우아함이 더 중요하다. 최근들어 건축양식이 단색.단순함이 강조되고, 전자제품에서도 복잡한 기능을 줄이면서 디자인의 우아함을 강조하듯이 말이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내가 판매하게 될 신발이야말로 사치재의 전형이 될 것이다. 모든 신발의 잡다한 기능을 전혀 제외하고 그야말로 ‘맨발로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신발’은 대단히 단순하고, 아무나 만들지 못하는, 그러면서 그 느낌을 느낄 만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그런 아주 까다로운 제품이다.

하기사 이미 켤레당 5-6만원하는 양말을 만들어 팔아본 적도 있는 데, 이보다 조금 더 비싼 신발을 마케팅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나의 그 사치스러운 신발을 모든 사람들에게 신겨서 소비의 즐거움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6월이면 신제품이 드디어 도착합니다.
개봉박두~~~~

두구 두구 둥 두~~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