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신임사장에 조환익씨




KOTRA 신임 사장에 조환익 전 수출보험공사 사장(58)이 21일 내정됐다. 조환익 신임 사장은 22일 취임해 곧바로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 신임 사장은 중앙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정통 상공 관료(행시 14회) 출신이다. 상공부 미주통상과장,통상산업부 산업정책국장,산업자원부 차관 등을 역임했으며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수출보험공사 사장을 지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단절의 시대

저자 : 피터 드러커




경제학자와 경제정책 수립가는, 어쩌면 국제경제학(오래된 박물관의 소장품같은 애덤 스미스의 국제무역이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경제이론에 의존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관한 경제이론을 개발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 이론은 국제무역이 ‘생산요소’의 ‘비교우위’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한 유명한 예는 포도재배에 적합한 기후의 나라인 포르투갈의 포도주와 양을 기르기에 적합한 기후를 가진 영국의 양모를 교환하는 것이었다. 이 이론의 결론은 경제적 기회를 최대화하려면 보완무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완무역은 기술 수준이 서로 다른 국가 사이에 ‘생산요소’에 대한 경제학이 서로 다른 국가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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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이다. 두 국가가 경제구조, 기술, 그리고 요소비용이 거의 동일하면 동일할 수록, 두 국가 사이의 무역은 더 많아지고 더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두 나라가 보완적일 수록, 두 나라사이의 무역은 더 줄어든다. 이같은 점이 확인된지 이제 한 세기나 되었다. 유럽대륙이 처음으로 공업화하기 시작하고, 뒤이어 영국과 ‘경쟁적’인 관계가 되자, 그 전까지는 꽤나 소규모였던 유럽대륙의 대 영국무역이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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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보완무역보다는 경쟁무역이었다. 오늘 날 대부분의 국제무역은 경쟁무역으로서, 그 것의 ‘비교원가’가 자연의 개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활용의 결과로 결정되는 공산품의 국제거래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이론을 갖고 있지 않다. 정말이지, 기존의 이론으로는 이같은 무역(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현실)이 일어날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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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는 자신이 살던 시대의 ‘국제’경제를 설명했다. 이제는 ‘세계’경제를 그 출발점으로 삼고, 그 다음 국내 경제를 세계 경제의 한 부분으로만 보는 경제이론의 등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19세기식으로 다시 국내 경제와 국제경제를 분리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경제 분석을 국내 경제에만 국한시켰던 전통도 극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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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나에게는 참 과분한 직장이었고, 가치있는 경험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몸은 떠났지만 여전히 애정은 깊지요. 마침 조환익사장이 새로이 취임한다는 기사를 보고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kotra를 89년에 입사하여 4년 국내근무, 2년 해외 근무를 마치고 내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14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고 있는 일이 수출인지라 여전히 kotra에 대한 관심은 깊읍니다. 그동안 절실하게 느낀 것은 무역을 하는 사람에게 kotra는 마치 공기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 가치를 잘 알지 모르지만, 없다면 수출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치명적입니다. 흔히들 인터넷이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시대에 kotra의 역할이 무엇일까 라고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무한한 정보중에서 어느 것이 진실인지, 어느 것이 쓸모있는 정보인지를 알아내지도 못할뿐더러, 인터넷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세일즈 출장은 훨씬 늘어났습니다. 또한 인터넷은 수출증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오로지 한국의 수출업체와 외국의 바이어들만이 인터넷을 사용할 있다면 인터넷은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외국의 경쟁업체도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모든 이에게 이로운 것은 아무에게도 이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과 현지를 아우르는 경험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kotra는 실질적으로 저희같은 수출업체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코트라가 한국경제에서 갖는 비중은 더욱 더 높아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국내경제와 국제경제를 분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는 데, kotra만큼 그 한가운데 있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지요. 세계 경제는 점점 소용돌이치면서 혼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럴 수록 kotra의 역할은 커져 갈 수밖에 없고, 그런 면에서 조환익사장님의 중요도는 높아갈 것입니다.




사실 제가 보기에 kotra의 역할은 이미 지금보다 훨씬 중요해졌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조직이 갖고 있는 역량에 비하여 대내외적인 존재감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kotra는 한국의 무역의 이론과 실무적인 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어야 했지만, 이론적인 분야는 거의 포기하거나, 그럴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입니다. 현실은 이론을 만들어내고, 이론은 실무를 이끌어 갑니다. 하지만 kotra의 지난 변천사를 보면 단지 수출증대를 위한 방법론적 변혁을 시도했지만, 그 바탕은 여전히 구식이론에 의존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현장 경험이 없는 관료, 국책연구소의 연구진이나 교수들이 정책을 수립해왔고, 그 것을 실행하는 데 중점을 두었기에 아직도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수출방법론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장 쉽게 내놓은 처방책이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산업으로 새로운 수출 돌파구’를 찾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부가가치’는 대체로 고용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서비스산업은 제조업 수출의 비하여 규모가 매우 작지요. 흔히 말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대표적인 예로 ‘할리우드의 영화산업’을 들지요.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규모를 나타낼 수있는 ‘전 미국 박스오피스 2005년 판매액이 고작 90억불’에 불과한 점은 말하지 않지요. 하나의 산업이라는 것이, 현대자동차 한 제조업체의 수출액보다 작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은 ‘구시대적인 수출드라이브 정책’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산업 육성’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보다 더 큰 부분인 ‘제조업 수출’을 소외시키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이러한 잘못들을 kotra가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수출입국(輸出立國)’을 표방하면서 62년에 설립되어 47년이 다가는 데, 한국만의 수출이론을 세우지 못하고 이미 용도 폐기되고 있는 ‘비교우위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수출할 만한 품목이 몇 개나 남을까요? 수출이 없다면 국제경제와 국내경제의 구분이 없어지는 마당에 한국 경제에서 남을 것이라고는 소비분야와 그나마 현재 경쟁력있는 대단위 장치 산업말고는 없습니다.




이제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둔 한국적 무역이론을 만들어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기관은 역시 kotra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작업은 미래의 한국경제에 대한 청사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까지 없었던 그런 작업을 새로운 사장님이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썼습니다.




제 글에 잘못이 있다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다시한번 조환익 사장님의 kotra사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만 줄이고자 합니다.




홍 재화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