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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08년 6월 2일

 

(사진은 붙이지 않았습니다. 점잖지 않아서......)


2일 새벽 서울 태평로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방패로 얼굴을 가격당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책 제목 : 사진이란 무엇인가

저자 : 최민식

 

진실된 사진, 가치있는 사진이란 무엇일까? 바로 인생의 다면적인 진실을 발견할 수있는 사진이어야 한다. 사진은 생동하는 형상, 구체적인 상황이 담긴 생활상을 의식과 감성에 직접 호소한다. 이러한 호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삶에 대한 태도와 사회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따라서 사진작가는 사진의 사회적 기능이 사람의 사회생활을 개선하는 데 어떤 구실을 할 수있는 가를 고민하면서 창작에 나서야 한다. 사진작가 모두는 자신의 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존재가치에 대해 뚜렷이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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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랜 만에 길거리가 시끄럽다. 2002년 월드컵이후 가장 시끄러운 것 같다. 그래도 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어떻게든 끝나겠지. 내가 이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질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아무리 시끄러워도 사람이 죽도록 다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았다. 섬뜩하다.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의 복잡한 기계문명 속에서 대중들은 문화 생활수단으로 사진 영상 쪽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포토저널리즘의 역할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숙련된 사진작가는 진실을 관찰하고 독자적인 사진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몸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태생적 저능력에도 불구하고 거의 유일한 취미라고 할 수있는 것이 사진인지라, 사진을 좀더 잘 찍고 싶은 마음, 좋은 사진을 좀더 잘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까’ 고민하고, 요즘에는 ‘사진이 주는 의미란 무엇일까’에 대한 책을 주로 본다.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고 우리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있을 까?

 

정말 시청앞에서 벌어지는 촛불시위가 저렇게 처참할 까? 물론 저 사진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이 보면 시청앞 전체가 저렇게 끔찍할 것이라고 상상하게 한다. 데모라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난다. 우리 나라에서만 저렇게 난리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데모는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 외형상으로보면 무지하게 살벌하게 보이지만, 절대로 사람은 죽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수십명이 죽어도 그 정권은 멀쩡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사람이라도 죽으면 그 정권은 바뀐다. 아마도 그 점은 시위하는 쪽이나 진압하는 쪽이나 인간존중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사항이다.

 

위 사진의 기사 제목은 ‘피를 흘리는 시민’이다. 그리고 어느 한 시민이 피를 흘리며  땅바닥에 쓰러져 있다. 실제로 피를 흘리는 사람은 한 명이지만, 독자들이 보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릴 것이라고 상상하게 된다.

 

‘사진작가는 이미지의 세계와 경쟁하며, 포토저널리스트는 지성의 세계와 경쟁한다. 고유한 예술론을 갖고 있는 사진작가에 의해 작품이 탄생해 진실과 현실이라는 형상으로 나타난다.’ 사진기자는 ‘사진을 통해 소통을 할 수있고 결정적이고 강력한 주장을 표현할 수있다. 포토저널리즘은 살아 숨쉬는 작품을 만들 능력이 있는 사진작가에 의해 유지된다. 사진은 결국 종이 위에 창조되는 예술이다. 그 종이 위에 작가의 창조적 사고와 아이디어가 눈에 보이는 실체로 자리한다. 포토저널리즘의 잠재성은 사진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아이디어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진기자가  '무엇을 찍었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진을 통하여 사진기자는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였는 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분명한 현실이기는 하지만 왠지 보기에 거북한 그 사진에는 이 사회의 공포를 부추기는 ‘저널리즘’의 원형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분들에게 최민식 선생의 재미난 사진을 보내드린다.

 

최민식의 오줌누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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