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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08년 5월 27일

창업한 지 20년 이상 된 서울지역 중소기업의 2세 경영인 및 예비 2세 경영인들이 ‘차세대 A.C.E.’모임을 결성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직무대행 조복기)은 서울동남부지부 주최로 27일 오후 5시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서울지역 중소기업 중 경영권을 이미 승계했거나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2세 23명이 참여해 ‘차세대 A.C.E.’를 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차세대 A.C.E.’는 칭찬(Admiration),박수(Clap),격려(Encouragement)의 영문 앞글자를 딴 것으로 스포츠 용어 ‘최고 선수’처럼 ‘최고의 비즈니스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고 중진공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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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는 2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중소기업이며 2세의 나이도 20대에서 40대 중반에 이른다. 직급은 대리에서 대표까지 다양하다.

모임은 앞으로 매달 한 번 정례회를 통해 상호 경영정보 교류와 기업 방문을 통한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체계적인 가업승계를 위한 리더십,세법,법률 등 실무교육을 배울 예정이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



책 제목 : 경제의 최전선을 가다

지은이 : BBC (경제.경영서 저자들의 모임)
축하받는 기업승계
이 책은 BBC(Biz Book Writer’s Club)의 약자로 국내의 경제.경영서 저자들이 모여 만든 것이다. 주제는 ‘개인.기업.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경제 트렌드 26’으로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 : 생존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인생 경제학’에서는 개인 차원에서 알아야 할 경제흐름을 소개하고, ‘파트 2 :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기업경제학’에서는 기업차원의 경제 문제와 그 해결책을 다루었다. 그리고 ‘파트 3 : 강하고 따뜻한 나라를 만드는 국가 경제학’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분석하고 통찰해야 할 경제학의 주제들을, ‘파트 4 :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미래산업 경제학’에서는 미래를 주도할 산업의 문제를 경제학적 차원에서 다루었다.



이 책 속이 26개 주제중 내가 쓴 ‘가족기업은 사회안전망이다’라는 내용이 있는 데, 이 글중에서 위의 내용을 제안한 글이 있어,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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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승계를 보는 사회의 인식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재벌기업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비난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승계를 할 수 있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증여세와 상속세를 법대로 내고 나면, 경영권과 소유권을 승계할 방도가 사실상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상속금액이 30억원이 넘으면 상속.증여세가 50%이다. 게다가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이라는 것이 있어서 최저 10%(중소기업, 최대 주주의 지분이 50%이하)에서, 최고 30%(대기업, 최대 주주의 지분이 50%이상)의 추가적인 세금을 내야한다.

사회적 부가가치의 생산없이 순전히 지대추구만으로 이익을 얻는 부동산이나 고리대금에도 이런 벌칙부과는 없다.

이처럼 상속세 부담이 크다보니 회사를 물려받는 2,3세들이 현금부족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상속.증여세의 물납규모가 2001년 856억원에서 2004년 3071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상속.증여세 물납 재산중 90%가 주식이다. 경영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회사 주식을 팔아 세금을 낸다는 뜻이다.1)  이런 세제하에서 정상적인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가능한 지를 알고 싶을 뿐이다.



2) 기업 승계방안의 마련

그렇다면 미국의 록펠러가는 어떻게 해서 3대가 지난 지금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을까? 포드자동차가 위기라고 하니까, 포드가에서 다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데, 왜 시장은 환영하고 있나? 자본주의의 원조라고 불리는 미국에서도 가능한 데, 어째서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할까? 그 방법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몇가지의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스웨덴의 발렌베리그룹은 4.46%의 지분으로 20%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포드가문은 주식지분은 5.9%에 불과하지만 이른바 차등의결권제도에 따라 의결권의 40%를 행사하고 있다. 작년 주주총회에서는 이 같은 차등의결권을 제한하자는 안건이 올라왔지만 75%의 반대로 부결됐다.2) 이처럼 대주주의 주식에 대하여 우월적 의결권을 인정할 수있다. 캐나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스웨덴 홍콩 싱가포르처럼 상속세를 폐지하는 대신에 기업의 경영으로 발생한 소득에 대하여 세금을 높게 매기는 등의 방법이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 것을 가능하게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재벌을 비난하고 있다. 재미있으니까, 통쾌하니까?!



3) 차세대 경영승계에 대한 사회적 프로그램지원

모든 기업에 대한 정부나 사회의 지원은 모두 현재에 관한 것이고, 현 세대에 관한 것이다. 아무도 체계적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 학계쪽에서 기껏 연구했다는 결과물들은 가족간의 갈등관리나 전문 경영진의 참여, 외부 인사의 참여등에 관한 것 뿐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영권의 승계는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서 이루어진다. 보통의 경우 어렸을 때는 아버지 회사를 구경하면서, 대학에서는 관련분야를 전공하고, 아버지 회사의 말단 직원으로 들어가서 근무를 하면서 적어도 십수년에 걸쳐서 이루어진다. 내 친구도 아버지 회사를 승계받아 경영을 하고 있다. 그 친구의 사무실에 자주가서 그의 오랜 경험이 배여있는 경영지식을 배우곤 한다. 나는 그를 정말 부러워한다. 연간 매출액이 50-100억원정도 하는 데, 요즘같은 불경기에도 승승장구하면서, 회사를 키우고 있다. 물론 그도 갑자기 회사의 경영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대학에 다닐 때는 아버지 회사에서 막일을 하기도 하고, 졸업하고서는 그 일이 싫어서 다른 일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오래동안 몸에 밴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의 아버지는 그 친구에게 경영을 맡기고 은퇴를 하셨다. 그 회사의 역사는 어느 덧 40년을 훌쩍 뛰어넘었다.

수많은 회사들이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만, 상당수가 또한 경영권 승계에 실패하고 있다. 가족간의 불화, 승계 후보자의 무능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많은 부분들은 바로 승계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이다. 왜냐하면 그런 일들은 누구에게나 평생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지만, 아무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거나 책으로라도 정리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 중소규모인 가족기업들로서는 그런 장기적 전략까지 세울 만한 입장이 되지 못한다. 경영학 책에는 온갖 전략지침서들이 출판되어 쏟아져 나온다. 마케팅 전략, 생산전략, 경쟁전략, 국제경영전략….. 그런데 왜 기업승계 전략론은 없을까? 왜 창업지원 정책은 있으면서, 기업승계 지원 정책은 없을까? 경영자 총 연합회는 있으면서 왜 2세 경영자 총 연합회는 없을까?

만일 기업의 승계를 축하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있다면 훨씬 더 많은 가족기업들이 차세대로의 승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는 이미 경영권을 물려받은 2-3세대가 아버지의 기업을 보다 발전시켜놓은 사례를 많이 볼 수있다. 그런 경우를 더 많이 만들 수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이번에 펼치는 사업은 우리나라 기업의 영속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임에 참가하는 모든 A.C.E회원들이 사회의 ‘칭찬(Admiration)’과 ‘박수(Clap)’를 받으며 기업을 순조롭게 승계하고, 이 들이 가업을 훌륭하게 키워서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있도록 우리 사회 모두가 ‘격려(Encouragement)’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