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태어나 줄곧 같은 곳에서 살아온 탓일까. 자연은 내게 익숙하지도 그립지도 않은 미디어를 통해 접했던  좋지만 먼 대상이었다. 일상에 매여 접하는 제한된 자연이 아니고 미디어를 통해 보는 자연이 아니라 내가 직접 느끼는 자연의 진면목을 처음 만났다. 도시의 생활과 습관에 익숙해 자연속에서도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었다. 도시에서 만들어진 틀로 자연을 담을 뿐. 그래도 자연과 마주하니 좋았다. 이 세상에는 도시에서 만나는 이기적인 문명말고도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구나.  왜 그동안 자연과 더 가까워지려 하지 않았을까.  왜 바다와 만과 갈대숲과 철새들과 항구에 대한 그리움을 키우지 않고 살았을까.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한 자연만의 질감과 생명력이 가득한 순천만과 순천만의 이미지를 닮은 순천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여행 오기 전 심마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고수심마니는  남들이 가지 않는 자신만의 길을 가고 그 길에서 산삼을 찾게 된다는 내용을 보며 마음이 설레였다. 나도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로 여행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조차 익숙치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건 욕심이다. 첫 여행에서는 그동안 무심하고 소홀했던 자연과 눈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철새와 인사하고...만이라는 지형도 처음으로 직접봤다.

그리고 겨울의 자연의 빛깔도 마음에 담아왔다.

순천만에서 철새탐사선을 타고 순천만의 물길을 지나며 보았던 철새의 무리와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과 만에서 바다의 생명을 채취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마음에 담고 왔다. 도시속에서 채워진 이미지들을 사이에 자연의 싱싱하고 순한 생명의 이미지들을 소중하게 채워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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