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칼럼 이후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바빴던 연말연시를 보내고
빠른 사회적 변화와 한살 더 먹으며 여러가지 계획속에 인사가 늦었습니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힘찬 비전을 만드는 한해 보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얼마 전에 남원과 구례를 들러 지리산 화엄사를 보고 순천과 여수를 다녀왔습니다.
빠른 일정속에 혼자 떠난 여행을 통해 저를 돌아보고 사진세계를 만들기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올해는 이제까지 삶을 정리하는 의미로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한 해 동안의 건승을 기원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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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 더 먹고보니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과 인생의 목표를 향해 가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우회하여 돌고 돌며 살아온 시간들로 인생에 면목이 서지 않는다.

현실에서 목표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이들수록 절감한다. 
시간은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가고 아직 꿈은 미완성이다.

며칠을 벼르다 꿈을 향한 의지를 약화시키고 꽁꽁 얽어매는
일상의 무게와 힘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여행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고 싶은 절실함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떠날 날이되었으나 떠나기도 쉽지 않았다. 
가족의 동의는 얻었지만 심신이 무거웠다.
컴퓨터 앞에서 검색만 하고 떠나지 못하다 생각을 멈추고 
카메라와 간단한 짐을 챙겨 터미널로 갔다. 

가능하면 멀고 낯선 이제껏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곳을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남원을 선택했다. 버스에 올라 창 밖을 보니 날씨는 흐렸지만 낯선 풍경이 펼쳐졌고 
뜬금없는 혼자의 여행이라는 부담스러움보다 새로운 기대와 설레임이 느껴졌다.

남원 터미널에서 파릇한 봄기운이 감도는 남원의 전경이 담긴 풍경사진과 마주쳤다. 
남원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곳에 가고 싶었다.

길을 물어 요천이라는 하천 옆 산에 오르니
지리산 줄기로  에워싸여 편안하고 안락하게 느껴지는 남원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관광유적지가 아닌 이름없는 동네산이지만 현재와 미래의 남원시를
상상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인 도시와  
도시만의 특별한 역사문화적 자원과 개성을 들여다보는 일이 재미있다.
왼쪽으로는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얘기를 테마로한 춘향테마파크가 보였다.
바쁘게 움직이는 차량과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 속에서 쌀쌀하게 움직이는
대도시와 다른 남원만의 흐름과 리듬이 편안해 보였다.

시내와 시내를 벗어난 외곽의 논과 밭 사이로  시골집들이 들어선 풍경도 함께
눈에 들어왔다. 전원의 삶은 어떤 것일까 낭만적인 미화가 아닌 일상의 삶에 대해 궁금해졌다.
멀리 겹겹이 둘러싼 산들이 지리산줄기이다. 내일은 지리산 발치라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팔각정에서 내려와 광한루 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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