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욕망에 충실했다.

해야되는 일들에 대해 질끈 눈을 감고  해보고 싶었지만 미뤄야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시도했다. 

 

살면서 자꾸 하고 싶은 일들은 하지 않고 해야할 일들만 하게 된다.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쉽지 않은 습관이다.

꿈을 이루겠다는 결심과 달리 해야하는 일들 속에서  

포기와 절망의 슬픈 비극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설엔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나만의 촬영나들이를 했다. 

카메라 메고 혼자 가고 싶은 방향을 향해 원하는 리듬과 속도로 행진하는...

당황스럽게 꼭 가고싶은 곳이 어떤 곳인지 명확하진 않았다.

마음속엔  끝도 없이 수 많은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늘상 생각만 간절할 뿐... 훌쩍 일상의 굴레에서 빠져나와 자유롭게

원하는 곳을 향해 나가 마음을 사로잡는 대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늘 바쁘고 일상적인 필요에 의해 셔터를 누르게 된다.

 

좀 더 절박한 필연성을 느끼며 촬영하고 싶은데...

 

설 다음 날은 딸래미와 조카들과 함께 모험과 신비의 놀이동산으로 놀러갔다.

신비와 놀이동산의 입구는 터무니 없이 복잡하고 많은 청춘남녀들로 가득 붐볐다.

모험과 신비의 세계로의 입장이 허가되기 까지의 긴 인내의 시간...

 

 

모험과 신비의 동산에서  깨달은 것은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보다

즐겁고 재미난 일이 소심하고 무표정한 현실보다 드라마틱한 판타지가 

훨씬 재미있고 유쾌하구나였다. 그동안 짐짓 의미있는 가치있는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욕망이 있었는데... 

내가 진짜  재미나하는 것들이 따로 있었다니... 이기적인 쾌락주의자의 기질을

새삼 발견하고 웃음이 났다.

 

 

그리고 번지점프하듯 높은 곳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무중력 상태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놀이기구를 탔다. 상승과 추락의 다양한 삶의 변화를

두려움이 아닌 놀이기구 탄것처럼 즐겁고 기대에 찬 마음으로 즐겨야겠다고

생각 하면서... 상승과 추락의 급작스런 변화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미리

경험해둬야겠다는 엉뚱한 생각과 함께...

 

이제까지 급작스런 추락의 기분은 생각만해도 싫었다.

내 삶의 리듬은 급작스런 변화보다 줄기차게 안전한 느낌으로

살살이었다. 그런데 추락과 상승의 변화는 생각보다 후련하고 재미있었다.

 

앞으론  다가올 도전과 선택의 기회를 유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과감하게 선뜻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다.

아직은 급작스런 추락과 상승의 변화가 두려움이 아닌 재미있고 즐거운 나이란 걸

새삼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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